지난 13일 서울 광진구 능동에서 열린 KKC & UAKC 인터내셔널 도그쇼에 참가한 한 강아지가 주인 품에 안긴 채 윙크를 하고 있다.
반려견에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무조건 욕할 일만은 아니다. 자식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다 해 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라면 반려견을 향한 주인의 마음 또한 이에 못지않게 애틋하고 무조건적이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김모(42)씨는 월 평균 60만원 정도를 두 마리의 시베리안 허스키 종 반려견을 위해 쓴다. 사료보다는 닭백숙이나 오리, 한우고기와 사골 곰탕을 주로 요리해 먹이는데 김씨 스스로도 ‘나보다 잘 먹는다’라고 할 만큼 지출의 대부분은 식비다. 이번 달엔 마리 당 수업료 40만 원 하는 훈련소에 보낸 까닭에 면회 비용을 합해 100만 원이 넘게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산업은 반려동물에 대한 주인의 애정과 헌신을 발판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려견이 누리는 호사를 주인의 존재감과 연결시키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과시욕과 허영심을 반려견을 통해 충족하기도 한다. 이를 놓칠 새라 명품 제조사들은 고가의 애견 용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몇몇 동물병원은 수백만 원짜리 건강검진 프로그램까지 권유한다. 내 돈 내 자식에게 쓰겠다는데 뭐가 문제인가?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반려견을 과할 정도로 사치스럽게 기를 경우 일반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반려견 문화 자체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결국 동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고 경고했다. 조 대표는 “반려견에게 필요한 것은 값비싼 옷이나 스파가 아니라 애정과 책임감”이라며 “큰 돈을 쓰지 않아도 영양 공급과 질병관리, 운동 등 반려견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뒷받침만 된다면 반려견과 주인 모두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류효진기자 jsknigh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