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강 기자

류효진 기자

강준구 기자

등록 : 2015.10.27 18:30
수정 : 2015.10.28 05:06

젊은 유커들 강남으로 몰려온다.

가로수길따라 월드타워까지.. 중국인 예비부부 강남권 1일 데이트

석촌호수 주변에서 데이트를 마친 중국인 관광객 장궈전, 손첸첸 커플이 다음 행선지인 롯데월드타워내 면세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커플은 중국 모바일 결재시스템인 알리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쇼핑시설이 많아 보다 손쉽게 쇼핑에 나설 수 있다고 귀띔했다.

스스로 여행계획 짜는 20~30대들 단체관광객 붐비는 강북대신

조용하고 차분한 강남으로.

가로수길-봉은사-롯데월드-면세점-아쿠아리움-방이동 먹자골목까지

신사동 가로수길, 중국인 예비부부의 강남 1일 데이트를 사진작가 무라드 오스만(Murad Osmann)의 작품 '여자친구와 떠나는 세계여행' 형식으로 구성했다.

중국 지린성(吉林省)에서 온 예비부부 장궈전(33), 손첸첸(32) 커플은 26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을 찾아 ‘강남 스타일’의 데이트를 즐기며 연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명동이나 동대문은 중국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국에 온 느낌이 안 나요.” “그에 비해 한국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가로수길은 분위기가 훨씬 세련되고 매력적이죠.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가로수도 맘에 들어요.” 두 손을 꼭 잡은 커플은 입을 모아 가로수길 예찬론을 펼쳤다.

장씨와 손씨는 한국식 웨딩화보 촬영을 위해 지난 24일 3박4일 일정으로 서울을 찾았다. 이들은 전날 한 한류스타가 웨딩 사진을 찍었다는 강남의 유명 스튜디오에서 하루 종일 촬영을 했다. 출국까지 남은 시간은 하루 반나절. 두 사람이 선택한 서울시내 관광 코스는 나이 든 중국단체관광객으로 붐비는 명동이나 고궁 등 강북 도심이 아닌 신사동과 잠실 등 한강 이남이다. K팝과 드라마 등을 통해 접했던 세련된 강남 스타일을 몸소 체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로수길-봉은사-롯데월드-방이동 먹자골목으로 이어지는 중국인 예비부부의 강남 나들이를 따라 나섰다.

삼성동 봉은사

한국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가로수길 데이트를 마치자마자 두 사람은 삼성동 봉은사로 향했다. 봉은사는 하루 200~3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다녀갈 만큼 최근 인기 관광지로 뜨고 있는 곳. 커플은 “서울 시내에 이렇게 조용하고 차분한 곳이 있는지 몰랐어요”라며 잠시나마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렸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다음 목적지는 롯데월드다. 2호선 삼성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잠실역으로 이동하는 동안 예상 외로 많은 중국인 젊은이들과 마주치면서 유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들의 강남러시 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들은 어드벤처에 입장하자마자 준비해 온 커플티를 맞춰 입고 셀카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롯데월드타워 아쿠아리움

놀이공원을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즐긴 이들은 이후 바로 옆 롯데월드타워로 자리를 옮겼다. 커플은 한국에서 웨딩 촬영은 물론 예물까지 구입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곧바로 롯데월드타워내 면세점으로 향하는 대신 아쿠아리움을 둘러보기로 했다. 85m에 이르는 수중터널도 궁금하거니와 면세점이 한 건물에 있으니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42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선 초대형 면세점에서 여유롭게 쇼핑을 마친 손씨는 “면세점 주변에 서울의 새로운 매력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많은 덕분에 쇼핑 시간을 따로 낼 필요가 없어서 특히 좋았어요”라며 만족해 했다.

방이동 먹자골목

바쁜 하루가 저물자 허기가 몰려왔다. 두 사람은 잠실에 사는 한국인 친구가 추천한 맛집을 찾아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으로 들어섰다. 이 집의 주 메뉴는 불고기. 테이블마다 불고기 맛을 즐기는 외국 관광객들로 빼곡했다. 자칭 불고기 마니아인 장씨는 기대 이상의 맛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다음 날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올림픽공원과 풍납백제문화공원을 둘러보기로 하고 인근 숙소로 향했다.

수정_웹_뷰앤-롯데 중국

'가로수길-봉은사-롯데월드-방이동 먹자골목' 길 따라 꿀맛 데이트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강남과 강북의 모습

유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관광이 달라지고 있다. 40~50대 위주의 단체관광이 줄어들고 자기 스스로 여행계획을 짜는 20~30대 젊은 여행객이 늘면서 이들이 주로 찾는 장소 역시 명동이나 남산, 동대문 등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인을 위한 한국 지하철 정보 애플리케이션 업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들의 강남권 지하철역 사용 빈도는 작년에 비해 강남역이 19계단, 잠실역은 9계단, 신사역이 8계단 상승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강남 유일의 관광특구인 잠실지역의 경우 관광과 문화, 쇼핑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롯데월드타워가 개장하면서 유커들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최근 개장 1주년을 맞은 롯데월드몰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이 곳을 다녀간 유커는 150만 명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전체 유커 610만명의 4분의 1에 달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경우 이용객수가 2014년 기준 전년 대비 59%가 늘어나 서울 시내 면세점 가운데 가장 큰 성장을 보였다.

롯데면세점은 이 여세를 몰아 월드타워점을 10년 내 명동 상권을 뛰어넘는 관광쇼핑 복합단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자해 강남권 관광 콘텐츠와 인프라를 확충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이홍균 대표는 “강남권의 관광 명소화를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월드타워에 자리잡을 원스톱 관광쇼핑 복합단지 면세점은 앞으로 5년 동안 4조8,000억원 이상의 외화수입을 올려 지역과 국가 경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서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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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그래픽 = 강준구 기자 wldms461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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