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기자

이현주 기자

등록 : 2020.06.19 04:30

[단독] 친노 인사에 불만 드러낸 라임 김봉현 “아쉬울 때 돈 빌려가는 XX”

등록 : 2020.06.19 04:30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46ㆍ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올해 3월 도피 와중에 지인과의 통화에서 대표적인 친노 인사에 대한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은 이 인사와의 금전거래 정황을 언급하면서 궁지에 몰린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데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최근 검찰에서 수천만원의 금품을 제공했다(한국일보 6월 17일자 보도)고 지목한 더불어민주당 K의원도 언급했다.

18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김 전 회장과 이모 스타모빌리티 대표 간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3월 초 이 대표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전화를 걸어 K의원과 열린우리당 출신 김모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통화 당시 수원여객 241억원 횡령 사건으로 도피 중이던 김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에서 발생한 횡령금 517억원의 책임 소재를 두고 이 대표와도 갈등을 빚고 있었다.

김 전 회장은 통화에서 횡령금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 이 대표에게 원만한 합의방안을 설명한 뒤 K의원과 김 전 대표를 언급했다. 김 전 회장은 먼저 김 전 대표에 대해 욕설이 담긴 비난을 쏟아냈다. “제가 김00(김 전 대표)나 왜 사람XX 아니라고 하겠느냐”라며 “자기가 아쉬울 땐 와서 무릎 꿇고 (돈을) 빌려가고 거지 같은 XX”라고 김 전 대표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곧이어 K의원의 이름까지 언급한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에게 "형님하고 저의 관계는 그런 게 아니다”라며 두 사람과는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선 후보 시절 보좌역을 맡았던 대표적인 친노 인사다. 김 전 대표는 2016년 이 대표의 소개로 김 전 회장과 만난 후 최근까지 관계를 이어왔다. K의원은 현역 재선 국회의원으로 2016년 총선 당시 김 전 회장에게 당선 축하 명목으로 맞춤 양복을 선물 받은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평소 도움을 줬던 정치권 인사들이 수사기관에 쫓기는 신세가 된 자신을 도와주지 않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라임의 편법 거래 의혹이 불거진 직후 김 전 대표에게 부탁해 정무위 소속 여당 국회의원을 만나기도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 대표도 김 전 회장의 부탁을 받아 청와대 고위관계자까지 독대했으나 소용 없었다.

김 전 회장이 K의원을 거론한 맥락도 비슷해 보인다. 김 전 회장이 K의원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함에 따라, 검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정치자금부정수수)와 관련해 본격 수사에 나설지 주목된다. 수도권 지역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대가성 입증이 까다로울 경우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전례들을 보면, 이번 사건 또한 정치자금법 위반이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의원과 김 전 대표가 5년 전 김 전 회장의 지원을 받아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필리핀 여행에는 현 여권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A의원,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B후보자,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 출신 C씨 등이다.

이들은 왕복 비행기 티켓값만 결제하고 필리핀 클락의 한 리조트 숙박비 등 체류 비용은 김 전 회장에게 제공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필리핀에서 김 전 회장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한다. 해당 의혹에 대해 A의원실 관계자는 “의정 활동에 관련된 내용만 대응하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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