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수 기자

등록 : 2016.03.27 17:00
수정 : 2016.03.27 17:33

[최흥수의 느린 풍경]노래비 vs 수호비

등록 : 2016.03.27 17:00
수정 : 2016.03.27 17:33

마산역 광장의 이은상 시비(왼쪽)와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

‘수호비’는 이은상의 이승만과 전두환 독재정권 찬양 행적을 알리고 있다.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로 시작하는 가곡‘가고파’는 노산(鷺山) 이은상이 고향인 마산 합포만을 그리며 쓴 시에 김동진이 곡을 붙인 노래다. 마산역 광장에는 이 지역 로타리클럽이 세운 대형 노래비가 자리잡고 있다. “청사에 빛나는 노산 이은상 선생의 찬란한 문화적 업적을 기리고 자긍심과 정체성을 지키며 애향심을 고취하기 위해”라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바로 옆에는 지역 시민단체가 세운 “민주주의 역사의 정수 3·15 마산 정신과 결코 양립할 수 없는 이은상의 반민주 친독재 행적을 널리 시민에게 알리고”라 쓰인 ‘민주성지 마산 수호비’를 볼 수 있다. 시인은 문학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친일 독재 논란에 휩싸여 지역 사회가 분열돼 왔다. 노래비는 2013년 2월, 수호비는 그 해 10월 각각 세워졌다. 충분히 토론하고 여론을 모았다면 하나의 기념비에 공과를 모두 담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근·현대사의 인물 평가는 마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여행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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