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인턴 4 기자

등록 : 2020.01.10 14:49

“무릎꿇기 안돼”… IOC, 정치적 행위 금지 가이드라인 명문화

등록 : 2020.01.10 14:49

규정 세분화해 정치적 의사표시 엄격하게 제한… SNS는 허용

국제올림픽위원회 제공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0일(한국시간) 도쿄 하계올림픽에서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세리머니를 금지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올림픽헌장 50조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선수들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인 선전 행위는 어떤 올림픽 시설이나 경기장, 기타 지역에서도 허용되지 않는다. 최근 선수들의 정치적 활동 사례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외교적 긴장이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더 엄격하고 세분화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무릎을 꿇는 행위 △정치적 의도를 드러내는 손짓 △사인이나 암밴드 등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드러내는 행위 △메달 시상식 의전을 거부하는 행위 등이 언급됐다. IOC는 9일(현지시간) 선수위원회 회의를 거친 후 해당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간 선수위원회에서도 선수들의 의사표시 행위, 그리고 이로 인한 외교적 문제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빗발쳐왔다.

가이드라인의 대부분 내용은 기존에 있던 규정들을 명문화한 것이다. 올림픽헌장 50조에선 선수들의 필드 위나 시상식에서의 정치적 행위를 금해왔다. 그러나 정치적 표현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해석은 늘 분분했다.

반면, 선수들이 자유롭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명시했다. 인터뷰와 공식 기자회견장,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공간에서는 제한 없이 의사표시가 가능하다.

짐바브웨 출신 수영선수이자 IOC 선수위원장인 커스티 코벤트리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명료한 규정이 필요했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서로 간 존중이 중요하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두터운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가이드라인을 위반할 경우 IOC는 해당 선수의 소속 국가 올림픽위원회와 국제 협회와 함께 조사를 진행해 경우에 따른 징계를 내린다.

1968년 멕시코 하계올림픽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 AP 연합뉴스

그간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의 정치적 의사표시 행위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68년 멕시코 하계올림픽이다. 당시 미국 육상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국가 연주 도중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주먹을 들어올려 논란이 됐다. 최근에는 페루에서 열린 팬아메리칸 게임에서 펜싱 선수 레이스 임보든이 시상대 위에서 무릎을 꿇었고, 투포환 선수 그웬 베리는 주먹을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했다. 두 선수 모두 미국 올림픽 위원회의 징계를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 박종우가 한일전 경기 종료 후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피켓을 들어 시상식 참석이 불발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규정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IOC 외부 기관인 글로벌 애슬릿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남북단일팀을 지지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스포츠에서 정치적 메시지가 드러나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선수들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선수들의 의사 표시를 무조건 막는 것은 스포츠 리더와 선수들 간 또 다른 힘의 불균형을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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