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진 기자

등록 : 2020.06.01 18:05

꼰대 부장이 인턴으로 왔다… ‘뒤바뀐 갑을’ 발칙한 상상

등록 : 2020.06.01 18:05

드라마 ‘꼰대인턴’에서 젊은 부장으로 등장하는 배우 박해진(가열찬ㆍ왼쪽)은 이 시대 직장인이 바라는 세련된 관리자의 면모를 갖췄다. ‘시니어 인턴’ 이만식 역을 맡은 배우 김응수(오른쪽)는 연륜 있는 연기를 통해 ‘꼰대’ 중장년층의 애환을 표현하고 있다. MBC 제공

‘회사를 그만두게 할 정도로 나를 괴롭혔던 직장 상사를, 내가 부하 직원으로 데리고 있게 된다면?’

MBC 드라마 ‘꼰대인턴’은 직장인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이 판타지의 실사판이다. 발칙한 상상이 주는 통쾌함 덕일까. 시청자 반응도 나쁘지 않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 이후 4~6%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물러난 수목드라마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리란 예상이 나온다.

드라마의 배경은 ‘준수식품’이라는 라면회사. 잘나가는 젊은 부장 가열찬(박해진 분)은 사회초년생 시절 ‘옹골’이라는 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그때 자신을 괴롭혔던 ‘꼰대’ 부장이 바로 이만식(김응수). 가열찬을 두고 “어떻게 이런걸 뽑아놨느냐”며 대놓고 모멸감을 주는 건 기본, 참신한 기획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등 갖가지 ‘갑질’을 일삼았다. 그런 이만식이 희망퇴직을 당하고 나서 ‘시니어 인턴’이란 이름으로 새로 입사한 곳이 ‘준수식품’이다.

이 설정은 신인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왔다. ‘꼰대인턴’은 2018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신소라 작가의 첫 작품이다. 젊은 작가의 드라마답게 극중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매개로 벌어지는 사건이 등장하는 등 20, 30대가 공감할만한 소재와 이야기들이 대거 포함됐다.

드라마 초반엔 ‘뒤바뀐 갑을관계’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뼈대다. 이만식은 환갑의 나이에 그간 안 해본 커피 심부름 하느라 쩔쩔매기도 하고, 자식뻘 직원들한테서 업무로 호된 질책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드라마는 거기서 그치진 않을 전망이다. 남성우 PD는 “이만식에게 복수하던 가열찬이 어느 순간 이만식과 닮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이만식의 입장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가열찬과 이만식이 보여줄 ‘브로맨스(브러더+로맨스)’를 기대해보라는 귀띔이다.

포인트는 조직생활과 생계라는 두 개의 거대한 톱니바퀴에 끼여 희생된 이만식의 딱한 면모, 그리고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쌓아왔으나 이제 젊은 관리자로서 책임감과 방향성을 두고 고심하는 가열찬의 모습이다. 30대 사장과 70대 인턴의 우정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 ‘인턴’(2015년)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꼰대인턴’의 OST ‘꼰대라떼’를 부르고 있는 트로트 가수 영탁. 유튜브 채널 ‘영탁의 불쑥TV’ 화면 캡처

‘꼰대인턴’은 드라마 주제곡(OST)도 눈길을 끈다. 최근 대박 난 예능 ‘미스터트롯’ 출신의 트로트 가수 영탁은 ‘꼰대라떼’를, 이찬원은 ‘시절인연’이란 곡을 불렀다. 특히 영탁의 노래는 경쾌한 뽕짝 리듬 위에다 ‘라떼라떼라떼라떼 라떼는 말이야 아침부터 시작되는 꼰대라떼’라는 가사를 올려뒀다. ‘꼰대라떼’는 둘째이모 김다비(김신영)의 ‘주라주라’, 유빈의 ‘넵넵’과 함께 직장인들이 공감하는 노래로 인기몰이 중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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