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찬유 기자

등록 : 2019.10.17 04:40

[슬라맛빠기! 인도네시아] (영상) “사람 죽였다” 소문 무성한 코모도왕도마뱀은 공룡 후손일까

등록 : 2019.10.17 04:40

<14> 코모도국립공원


※ 인사할 때마다 상대를 축복(슬라맛)하는 나라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국내 일간지로는 처음 자카르타에 상주 특파원을 파견한 <한국일보>는 격주 목요일마다 다채로운 민족 종교 문화가 어우러진 인도네시아의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ㆍ다양성 속에서 하나됨을 추구)’를 선사합니다.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 녀석들의 침 속엔 유독한 세균들이 많아 물리면 서서히 죽게 된다.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 지킴이(ranger)들은 와이(Y)자 막대기를 들고 다닌다. 코모도왕도마뱀(Komodo Dragon)의 기습에 대비하고, 관광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녀석들은 야행성이라 낮엔 보통 코모도섬과 린차섬 등 국립공원 곳곳을 어슬렁거리지만 일단 공격 대상을 정하면 차츰 높아지는 ‘그르릉’ 괴성과 함께 겁날 정도로 재빠르다. 피 냄새에 예민한 터라 생리 중인 여성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지킴이의 통제에 따라야 하고 녀석들과의 거리도 5m 이상 유지해야 한다. 2017년엔 경고를 무시한 채 좀더 가까이서 사진을 찍으려던 싱가포르 관광객이 코모도왕도마뱀에게 왼쪽 다리를 물리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 지킴이가 코모도 탐방에 앞서 주의할 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공식 기록은 없지만 ‘사람을 죽였다’는 소문이 무성할 만큼 코모도왕도마뱀은 야생에서 맞닥뜨리면 두려운 존재다. 언뜻 악어처럼 보이며 거친 비늘로 둘러싸인 몸길이 평균 3m, 몸무게 100㎏ 안팎의 기괴한 풍채를 과시한다. 왕도마뱀과에 속하지만 큰 놈들은 3m를 훌쩍 넘고 160㎏에 육박해 ‘지구상 마지막 공룡’이란 별칭으로 불린다. 최근 380만년 전 화석이 발견되면서 공룡 후손 설에 힘이 실렸다.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 낮엔 공원 주위를 어슬렁거리거나 그늘에서 휴식을 취한다.

코모도왕도마뱀은 넓이 2m, 깊이 1m짜리 구멍을 위장용 포함, 여러 개 뚫어 한 곳에 둥지를 만든다. 지킴이 피에르만(23)씨는 “6월에 짝짓기를 하고 9~10월 30개 정도 알을 낳은 뒤 이듬해 3~4월에 부화한다”며 “살아남는 개체는 10~15%”라고 했다. 새끼 때는 적을 피해 나무 위에 살지만 약 8개월이 지나면 땅에 내려와 살며 사슴 멧돼지 물소 등을 닥치는 대로 먹는다. 수명은 50년이다.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의 둥지. 여러 개 구멍을 판 뒤 한 곳에 알을 낳는다. 암컷이 둥지 앞에서 지키고 있다.

녀석들의 침에는 유독한 세균이 많아 물리면 패혈증에 걸려 서서히 죽게 된다. 몇 년 전 미국 연구팀은 정작 코모도왕도마뱀 자신의 입속 세균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의 혈액 속 물질을 변형, 슈퍼박테리아를 없앨 수 있는 항생제 후보 물질(DRGN-1)을 개발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의 새끼. 성체가 될 때까지 적을 피해 주로 나무 위에 산다.

코모도국립공원 지킴이들에 따르면, 현재 코모도섬 1,300마리, 린차섬 1,000마리 등 국립공원 5개 섬에 코모도왕도마뱀 3,000마리가량이 살고 있다. 개헤엄으로 섬을 오가기도 한다. 최근 정부 통계상 개체 수는 코모도섬 1,727마리, 린차섬 1,049마리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멸종 취약 동물로 분류하고 있다. 공원 지킴이는 130명이다.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 일단 공격 대상을 정하면 재빠르게 움직인다.

인도네시아 코모도국립공원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

코모도국립공원=글ㆍ사진 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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