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수
기자

등록 : 2019.09.20 22:07

피해자 속옷 DNA 재분석… 나머지 6건 ‘그놈’도 밝힌다

등록 : 2019.09.20 22:07

4차 사건 증거물 국과수에 의뢰

유류품 보관 상태 비교적 좋고

이춘재의 5ㆍ7ㆍ9차와 수법 비슷

추가 DNA 분석 어떻게 이뤄지나. 그래픽=강준구 기자

화성연쇄살인 5·7·9차 사건에서 유력 용의자 이춘재(56)의 DNA를 확보한 경찰이 모방범죄인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6건의 사건 해결을 위해 증거물 재분석에 나서는 등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이씨가 진범이라는 사실을 보다 확실하게 한다는 차원도 있지만 제3의 DNA가 나올 가능성 등에 대비, 남은 한 점 의혹 없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것이다.

2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미제사건전담팀은 19일 오후 화성연쇄살인사건 중 4차 사건의 피해자의 유류품 등에서 채취해 보관 중이던 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재분석을 의뢰했다. 증거물은 속옷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림 3범죄자DB에서 DNA 일치한 현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경찰이 우선적으로 4차 사건의 DNA를 보낸 이유는 증거물의 보관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은데다 5·7·9차 사건과의 범죄 수법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4차 사건은 1986년 12월 14일 귀가 중 버스에서 내린 이모(당시 21세)씨가 당시 경기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 논둑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이다. 두 손이 결박된 점이나 우산 등 소지품으로 신체를 훼손한 점이 이씨가 유력 용의자로 꼽히는 5,7,9차 사건과 유사하다. 연쇄살인사건으로 명명된 10건의 사건에 모두 드러난 특징이 흉기가 아닌 손이나 스타킹 등 도구를 이용해 목 졸라 살해했다는 점도 유사했다.

경찰의 판단대로 4차 사건의 DNA가 이씨의 것과 동일하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이씨가 진범임을 확고히 하는 중요한 단서를 확보하는 셈이다. 이씨의 것이 아닌 다른 제3자의 DNA가 나올 경우 또 다른 범인이 있다는 이야기가 되지만, 그렇다고 이씨의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 경우 4차 사건은 별개의 사건으로 분류한다는 게 경찰 측 입장이다.

/그림 4화성 연쇄살인사건 발생위치. 그래픽=박구원 기자

경찰은 4차 사건 외에도 나머지 1·2·3·6·10차 사건의 증거물을 국과수에 재분석을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5·7·9차 증거물이 29~30년이 넘은 것임에도 각각의 속옷 등 4개에서 6건의 DNA가 검출돼 더 많은 양의 DNA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그 어떤 누구의 DNA도 검출되지 않은 마지막인 범행인 10차 사건(1991년 4월3일)도 재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이 사건은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점에서 다른 사건과 유사성이 있지만 차이점이 더 많아 모방범죄로 분류해 놓은 상태다.

다만 8차 사건(1988년 9월 16일)의 경우 10차 사건과 마찬가지로 모방 범죄인데다 이듬해인 1989년 7월 윤모(당시 22세)씨가 검거돼 종결처리 돼 이번 재분석에서 배제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에 보내는 증거물의 순서는 각 사건의 연관성 등 종합적 판단을 토대로 보내는 것”이라며 “현재 수사 중인 사항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경찰의 재분석의뢰를 받은 국과수도 적극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증거물이 오래되다 보니 색상 등이 조금만 다르고, 의심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들여야 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도 국과수에서 재분석하고 있다”며 “나머지 사건의 증거물들도 재분석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꼭 밝혀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부산교도소를 방문, 이씨에 대한 2차 조사를 벌였으나 이씨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20일 오후 3차 조사를 벌여 이씨에 대한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

화성연쇄살인범 몽타쥬/2019-09-18(한국일보)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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