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정 기자

등록 : 2019.09.24 23:48

자살률 9.5%나 급증… 다시 OECD 1위 '오명'

등록 : 2019.09.24 23:48

10ㆍ20ㆍ30대 사망원인 1위… 정부 “유명인 모방 ‘베르테르 현상’도 영향”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는 총 1만3,670명으로 전년보다 1,207명(9.7%)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대교 자살예방 문구의 모습. 뉴시스.

지난해 자살사망자 숫자가 전년보다 10% 가까이 급증했다. 정부는 유명인의 자살사건이 보도되면서 이를 모방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베르테르 현상’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이는 자살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일 뿐이며, 실제 사람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 사회적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4일 통계청의 ‘2018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수는 1만3,670명으로 전년대비 1,207명(9.7%) 증가했다. 하루 평균 37.5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셈이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률은 26.6명으로 전년(24.3명) 대비 9.5%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표준인구로 계산한 ‘연령표준화 자살률’로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자살률(24.7명)은 OECD 36개 국가 중 1위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05년 이후 가장 높았다가, 2017년 리투아니아에 이어 처음으로 2위로 낮아졌으나 1년 만에 다시 OECD에서 가장 높은 국가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연령표준화자살률. 그래픽=송정근기자

자살은 지난해 전체 사망원인 중 5위였으며 10~30대에서는 1위였고, 40~50대에서도 2위였다. 특히 8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자살률이 증가했다. 10대의 경우 자살률이 22.1%로 급증했으며 30대와 40대의 자살률도 각각 12.2%, 13.1% 증가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자살률이 급증한 이유가 모방효과 탓이라고 분석했다. 2017년 말부터 유명인의 자살 사건이 발생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이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추정이다. 지난해 월별 자살률이 크게 증가한 3월(35.9%), 1월(22.2%), 7월(16.2%)은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 자살사건 발생 시기와 겹친다. 전홍진 중앙심리부검센터장은 “모방자살은 사망 유명인의 또래 세대가 주로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자살에 대한 허용적 태도가 증가한 점도 자살률 급등의 원인으로 제시됐다. 최근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자살은 고통받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선택’이라고 긍정하는 인식이 2013년 2.96점에서 지난해 3.02점(5점 만점)으로 올랐다. 반면 이에 대한 거부적 태도의 평균 점수는 3.94점에서 3.84점으로 떨어졌다.

한편 경기악화가 자살률 증가의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사망 당시 경제상태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어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13~2017년 서울에서 발생한 자살사망자 중 사망연도 기준 2년 연속 의료급여 대상이었던 빈곤계층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66.4명으로 평균 자살률(2017년 기준 24.3명)의 2.73배에 달했다. 이를 통해 연관성을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장영진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10월 중 통계청으로부터 자살 증가시기, 수단 등 추가 자료를 확보해 상세한 원인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인 사망원인 1위는 암(10만명당 154.3명)이었다. 1983년 통계 작성 이후 36년째 부동의 1위다. 심장질환(62.4명)과 폐렴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인성질병인 폐렴과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만명당 폐렴 사망률은 지난해(37.8명) 대비 20.0% 증가한 45.4명이었으며,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사망률도 19.0명으로 전년대비 4.7% 증가해 조사 이래 처음으로 주요사망원인 10위 안에 포함됐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유치원 돈으로 명품백ㆍ성인용품 산 원장님
'용산, 20억 든 강남 알부자만 몰려... 그들만의 세상 됐다'
“경기 회복” 나홀로 고집하더니... 정부마저 낙관론 접었다
이재명 '이명박ㆍ박근혜 때도 문제 안 된 사건… 사필귀정'
문 대통령 “北 서해 NLL 인정…평화수역 대전환”
발끈한 손학규 “한국당은 없어져야 할 정당”
[단독] 고용부 장관 반대 편지에도… 박근혜 청와대, 전교조 법외노조화 강행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