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석 기자

등록 : 2020.04.04 11:00

‘린 온 미’ 전설적 솔 가수 빌 위더스 별세

등록 : 2020.04.04 11:00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즈에서 열린 리듬앤드솔 뮤직 어워즈에 참석한 빌 위더스. 로이터 연합뉴스

‘린 온 미(Lean on Me)’ ‘저스트 더 투 오브 어스(Just the Two of Us)’ 등의 히트곡을 남긴 미국의 솔, R&B 가수 빌 위더스가 심장 합병증으로 별세했다고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향년 81세.

AP통신은 위더스의 가족을 인용해 위더스가 지난달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위더스 가족은 성명서에서 "고인은 음악과 시로 사람들을 연결했다”며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고인의 음악이 위로와 즐거움을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위더스는 말더듬증을 극복하고 2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음악 활동을 시작해 여러 히트곡을 남겼으나 1980년대 중반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음악 활동을 중단했다.

1938년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주의 작은 탄광촌에서 여섯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17세에 해군에 입대해 9년간 복무한 뒤 음악에 뛰어들기 위해 1967년 LA로 이주했다. 생계를 위해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는 한편 독학으로 배운 기타로 녹음한 데모 테이프를 들고 레코드사를 찾아 다니던 그는 1970년 서섹스 레코즈와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부커 T. & 더 M.G.스의 리더 부커 T. 존스가 프로듀서를 맡고 위더스 자신이 직접 작사ㆍ작곡한 곡들로 채운 1971년 데뷔앨범 ‘저스트 애즈 아이 엠(Juast As I Am)’은 히트곡 ‘에인트 노 선샤인(Ain’t No Sunshine)’의 성공과 함께 위더스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이 곡은 그래미상 ‘베스트 R&B 송’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듬해 내놓은 두 번째 앨범 ‘스틸 빌(Still Bill)’에 담긴 ‘린 온 미’ 도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크게 성공했다. 다른 뮤지션들과 협업 작업도 많이 했는데 재즈 색소폰 연주자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와 함께 노래한 ‘저스트 더 투 오브 어스’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위더스는 1985년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15년간 8장의 정규 앨범을 남겼다. 특히 70년대 후반에는 당시 음반사 컬럼비아와 불화를 겪으며 1985년 마지막 앨범을 내놓기까지 8년간 긴 공백을 보내기도 했다. 자신의 음악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이유로 컬럼비아 A&R팀을 맹비난한 그는 음악 산업에 환멸을 느껴 컬럼비아와 계약 종료 후 어떤 음반사와도 계약하지 않았다.

위더스는 생전 그래미상을 세 번 받았으며, 지난 2015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담백한 창법으로 포크와 블루스, 펑크(funk)가 혼재하는 솔, R&B 음악을 들려준 위더스는 짧은 활동 기간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시대를 초월해 사랑을 받은 그의 노래는 결혼식과 파티 등 수많은 행사장에 등장하는 애창곡이 됐고, 대표곡 ‘린 온 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도 울려 퍼졌다.

‘린 온 미’는 이런 가사로 시작한다. ‘살다 보면 우리 모두 고통스러운 때가 있지 / 우리 모두 슬플 때가 있어 / 하지만 우린 현명하기에 늘 내일이 있다는 걸 알지 / 자신이 약하다고 느낄 땐 내게 기대 / 내가 친구가 돼 줄게 / 이겨내도록 도와줄게 / 머지 않아 나도 누군가 기댈 사람이 필요하게 될 테니까’

위더스의 타계 소식에 수많은 후배 가수, 배우, 정치인, 스포츠 스타들이 애도를 표했다. 가수 레니 크래비츠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위더스의 목소리, 노래 그리고 모든 표현은 우리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고 힘을 줬다”며 “나의 영혼은 지금까지도 늘 그랬고 앞으로도 당신의 뮤직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도 적었다.

솔 뮤지션 존 레전드도 “그는 너무나도 뛰어난 송라이터이자 스토리텔러였다”며 “그가 자신의 재능을 세상에 공유해줘 기쁘다”고 전했다. 그룹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은 “그는 송라이터들이 존경하는 송라이터였다”고 치켜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서로에게 기대야 한다는 ‘린 온 미’의 가사가 지금처럼 적절한 때도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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