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기자

등록 : 2016.02.11 19:04
수정 : 2016.02.11 19:40

서울디지텍고, 친일인명사전 예산 첫 반납

등록 : 2016.02.11 19:04
수정 : 2016.02.11 19:40

교총도 학습자료 활용 중단 입장

서울시교육청과 갈등 확산 조짐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교육청이 ‘친일인명사전’ 구비 예산을 각 학교에 내려 보낸 뒤 한 사립고교가 처음으로 예산 반납 의사를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사전의 배포와 학습자료 활용을 즉각 중단하라는 입장이라 갈등이 확산될 조짐이다.

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특성화고인 서울디지텍고에 따르면, 지난 4일 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친일인명사전 구입예산과 관련해 내부회의 및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 해당 예산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관련 예산 배부 대상인 583개 중ㆍ고교 중 처음이다. 곽일천 교장은 “특정 도서가 학생에게 유용한지 여부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며 “친일인명사전이 당장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친일인명사전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일제강점기에 친일행위를 한 한국인 명단과 친일행적을 정리해 2009년 발간한 3권짜리 책자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친일청산교육활동지원비’ 명목으로 편성한 예산 1억7,490만원을 일선학교 내 친일인명사전 구입에 쓰도록 해달라”는 시의회 요청을 수용해 배포 방침을 밝혔다. 이달 2일 ‘사전을 구입해 교사연구 및 수업 등에 활용하라’는 공문을 각 학교에 보내자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반대하는 쪽은 교육의 정치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교총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친일행적이 확인된 부분은 비판 받아야 하지만, 이 책은 내용 구성 및 서술이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학교 현장에 비치해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시교육청이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학교운영비 삭감 등 긴축재정을 한다면서 이념 논란이 있는 도서를 구입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교육자료 배포를 지나치게 정치적 관점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입장이다. 시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이미 2012년 대법원에서 친일인명사전 배포가 위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린 만큼 내용이 편향됐다는 일각의 지적은 옳지 않다”며 “올바르고 다양한 역사교육을 위해서라면 친일인명사전은 물론 그와 반대되는 내용의 자료도 필요하다면

배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훈처가 ‘이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할 때도 민족문제연구소에 친일행적을 의뢰하고 있다.

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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