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창
특파원

등록 : 2020.05.20 19:26

“봉쇄 해제” vs “추가 지원”… 기로에 선 美, 경제 수장들의 동상이몽

등록 : 2020.05.20 19:26

므누신 재무장관 “셧다운 연장하면 경제 영구 손상”

파월 연준 의장 “경제 회복 더딜 것, 추가 행동 필요”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경제를 이끄는 양대 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맞은 미국 경제의 회복 과정과 해법을 두고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V자형 경기 회복을 염두에 둔 봉쇄 해제ㆍ경제 재개를 주장한 반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은 경기 회복이 회복이 더딜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과 파월 의장은 19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함께 출석해 미국 경제 침체의 심각성에 의견을 같이 했다. 므누신 장관은 “올해 2분기 더 높은 실업률과 더 부정적인 지표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파월 의장도 “이번 경기하강의 범위와 속도는 현대사에 전례가 없다”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침체보다도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제시한 해법은 달랐다. 므누신 장관은 경제 재개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각 주(州)정부들이 셧다운을 몇 달 연장한다면 미국 경제가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면서 “보건 이슈를 고려하면서 안전한 방식으로 경제를 재가동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정부가 안전한 경제 재개를 위해 충분한 장비들을 지방정부에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므누신 장관은 대신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해선 “하반기 경제 회복 과정을 지켜보겠다”며 거리를 뒀다. 민주당 주도의 추가 부양책에 부정적인 백악관ㆍ공화당과 보조를 맞춘 것이다. 최근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지방정부 지원 및 개인 현금 지급 등이 담긴 3조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백악관과 공화당은 그간 투입된 경기부양책과 경제 재개 효과를 지켜보자며 거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3분기는 정말 좋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편 데에서 보듯 하반기 경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파월 의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업무 복귀가 안전하다고 믿는 것”이라며 “경제 회복이 우리의 바람보다 더딜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므누신 장관의 언급을 직접 반박하지는 않았지만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는 현 상황에선 경제활동을 재개하더라도 빠른 회복은 어렵다는 취지다. 보기에 따라선 보건당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재개 드라이브에 보낸 경고 메시지와 맥이 닿아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잇단 언론 인터뷰와 연설 등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한 빠른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고 경기 회복이 내년 말까지 지연될 수 있다”면서 백악관과 의회의 추가 재정 지원을 적극 주장해왔다. 그는 이날도 “의회가 지금까지 해온 것은 매우 강력하고 적절했다”면서도 “한발 물러서 ‘충분했는가’라고 물을 필요가 있고 더 행동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 대비 1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CBO는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속도가 매우 느릴 것”이라며 “경제 회복이 ‘완만하면서 불완전한’ 양상으로 내년까지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용만 놓고 보면 파월 의장 측의 분석과 해법에 가깝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다’고 비판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연준이 경기부양에 적극적인 반면 행정부는 주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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