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 기자

등록 : 2015.03.01 14:41
수정 : 2015.03.06 03:10

일만 해서 불쌍? 안내견은 놀이라고 느끼죠

등록 : 2015.03.01 14:41
수정 : 2015.03.06 03:10

안내견들의 대모 최선경씨… 목욕·급식 등 5000시간 자원봉사

12년간 최장시간 안내견 자원봉사활동을 해 온 최선경(가운데)씨가 안내견에 탈락한 나무(왼쪽)과 올 1월 은퇴한 안내견 미담이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제공

2002년부터 12년간 매주 한 차례 8시간씩 총 5,000시간 동안 안내견들의 목욕과 급식, 청소를 도맡아 온 이가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최장시간 자원봉사자로 안내견학교에선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안내견학교 직원만큼이나 안내견과 함께해 온 주인공은 신안산대에서 산업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는 최선경(41)씨다.

최씨는 2004년 안내견학교에서 고관절 수술로 안내견이 되지 못한 당시 2살짜리 나무(래브라도 리트리버·13)를 입양한 데 이어 마땅히 갈 데가 없던 중 안내견들의 사회화를 돕기 위해 안내견과 함께 지내게 된 대항묘 뭉치(12), 뭉크(12)를 가족으로 데려왔다. 1월 말부터는 8년간 김경민(인왕중) 교사의 눈이 되어주다 은퇴한 안내견 미담(래브라도 리트리버·11)과 함께 지내고 있다. 안내견의 대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씨는 어릴 때부터 강아지, 고양이와 함께 생활해왔지만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오던 중 대학교 내 시각장애인 학생과 함께 다니는 안내견을 보고 수 개월 간의 고심 끝에 안내견학교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안내견 자원봉사는 정해진 시간 배변부터 목욕 급식 청소 산책을 하면서 안내견이 되는 것을 돕는 일이기 때문에 꾸준함이 필요합니다. 안내견 후보생, 탈락했거나 은퇴한 개들 모두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봉사라기 보다는 즐거워서 아이들과 놀러 간 거에요.”

봉사를 하다 알게 된 ‘나무’를 입양한 이후에도 올해까지 봉사활동을 해 온 최씨는 안내견들과 생활하면서 느꼈던 기쁨과 슬픔 등이 다소 무뎌진 것을 발견했고, 다른 방식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 은퇴한 미담이를 입양했다. 사람과 함께 계속 지내온 은퇴견들은 정서상, 건강상 지속적인 보살핌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나무와 미담이는 다른 반려견들과 어떤 다른 점이 있을까. “나무는 사회화 교육만 받고 바로 일반 가정으로 온 경우라 다른 반려견과 차이가 거의 없어요. 하지만 미담이는 아직 안내견 활동을 마친 지 1개월밖에 안 돼서인지 산책하면서 제가 걷는 것을 의식하는 것을 느낍니다.” 최씨는 “안내견 하면 ‘평생 일만하고 은퇴하는 것으로 알려져 불쌍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파트너와 생활하는 안내견들을 보면 정말 좋아서 하는 것, 놀이라고 생각한다”며 “너무 불쌍하다는 시선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형견 2마리를 키우는 게 힘들지는 않냐는 질문에 그는 “미담이가 나무보다 더 빨리 걸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가족들이 한 마리씩 맡아 산책을 시키거나 상황이 안되면 한 마리씩 산책을 시킨다”며 “운동을 더 많이 하게 됐다”며 웃었다. 미담이와 나무는 사람으로 치면 60~70세 정도 되는 노령견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이 돌봐야 한다.

“미담이, 나무와 같이 살면서 최대한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또 사람처럼 개들도 나이가 들면 자주 아플 수 밖에 없는데 아픈 것도 빨리 발견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끝까지 함께 있어주고 싶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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