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진 기자

등록 : 2020.05.28 19:10

코로나19 시대, 말러 대신 모차르트가 사랑받는 이유는

등록 : 2020.05.28 19:10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다음달 23일부터 이틀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슈만의 작품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크레디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클래식 공연이 조심스럽게 재개되고 있다. 지역 확산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편성을 줄이는 등 갖가지 아이디어가 나온다.

28일 공연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막혔던 클래식 공연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작은 지난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리처드 용재 오닐의 무대. 이어 다음달 3일에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낭만의 해석I’이란 주제로 첼리스트 문태국과 함께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1번 등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23일부터 이틀간 예술의전당에서 슈만의 곡들로 리사이틀을 연다. 26일에는 KBS교향악단이 제755회 정기연주회를 재개한다. 지휘자 리 신차오와 오보에 협주자 드와이트 페리의 입국이 여의치 않아 프로그램은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엄두도 못 냈던 공연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더 큰 게 긴장감이다. 코로나19의 지역 확산 사례가 여전한 상황이라 관객이나 연주자 중에 확진자가 나오면 클래식 공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갖가지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철저한 공연장 사전 방역에다 관람객 수 제한은 기본이다. 오케스트라의 경우 대규모 편성을 해야 하는 곡을 피하고 있다.

29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경우 원래 예정된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을 모차르트 교향곡39번으로 바꿨다. 엘가의 곡엔 90여명의 단원이 필요하지만 모차르트 작품은 50여명의 단원만 있어도 되기 때문이다.

모차르트 곡은 대체로 소규모 편성이 가능해 코로나19시대 가장 인기있는 작곡가가 될 것이란 농담도 나온다. 반면 대규모 편성이 필수적인 구스타브 말러의 곡들은 국내 수많은 말러리안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감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3일 ‘낭만의 해석I’이란 주제로 공연을 개최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편성을 줄여도 고충은 남는다. 연주자들 간 간격을 벌려야 해서다. 현악기 연주자들은 개인별 보면대를 마련해 2인1조로 보던 악보를 다 따로 봐야 한다. ‘비말’ 문제는 특히 관악기 연주자에게 치명적이다. 관악기 연주자에겐 아예 투명한 방벽을 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해버리면 전체적인 조율의 문제가 생긴다. 한 교향악단 관계자는 “최소 1.5m 이상씩 떨어져 앉으면 소리가 더 멀리서 들리게 되는데, 이에 대한 적응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객들도 지켜야 할 일들이 생긴다. 공연장 내부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고, 티켓 수령 때문에 줄 설 때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클래식 공연의 경우 중간에 10~20분 정도의 ‘인터미션(휴식시간)’이 있는데, 관객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를 없애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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