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규 기자

등록 : 2020.06.15 14:57

고립된 다이버 구조하다 순직한 통영해경 ‘LG 의인상’

등록 : 2020.06.15 14:57

고 정호종 경장

LG복지재단은 해상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다 순직한 고 정호종(34) 통영해양경찰서 경장과 터널 속에서 의식 잃은 운전자를 구한 이윤진(35) 김천소방서 소방교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15일 밝혔다.

정 경장은 지난 6일 경남 통영시 해상에서 스킨스쿠버를 하던 2명이 기상 악화로 해상 동굴에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정 경장과 동료 대원들은 악천후에 동굴 입구가 비좁아 배를 이용한 구조가 어렵자 파도가 거센 바다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9시간 넘게 바닷속에서 탈진 증세까지 이겨내며 로프를 설치해 다이버 2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그러나 정 경장은 갑자기 덮친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고 이튿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2년차 새내기 해경이었던 정 경장은 평소 “국민에게 기적이 돼줄 해양경찰이 될 것”이라며 “구조가 필요한 사람에게 마지막 희망의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몸으로 느끼고 싶다”고 말할 만큼 직업정신이 투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윤진 소방교

이 소방교는 지난달 19일 오후 5시쯤 자가용으로 출근하던 중 경북 김천시 감천터널 안에서 터널 벽에 부딪치고도 차선을 넘나들며 계속 주행하는 차량을 목격했다. 운전자가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을 파악한 이 소방교는 차에서 내려 주행 중인 차량을 몸으로 막고 버텨 10여m 만에 세웠다. 창문을 두드려도 운전자의 반응이 없자 그는 현장에 있던 시민들과 함께 운전자를 깨워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이후 구급차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교통정리를 하며 현장을 지켰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서 국민 생명을 구하고자 바다로 뛰어들고 맨몸으로 차를 막아 세운 제복 의인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기억하자는 뜻에서 수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뜻에 따라 2015년 제정됐다.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사회에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선행과 봉사를 한 시민으로 수상 범위가 확대됐으며 지금까지 124명이 수상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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