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창
특파원

김광수 기자

등록 : 2020.05.27 23:40

中 홍콩보안법 표결 하루 앞… 트럼프 “이번주 초강력 조치”

등록 : 2020.05.27 23:40

美, 中 관리ㆍ기업 제재 방안 검토… 시진핑 “軍 전투 준비 확대하라” 지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추진을 겨냥해 중국 관리ㆍ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 경고 수준을 넘어 구체적인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홍콩 보안법 추진을 강행할 태세인 중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까지 강조했다. 미중 간 전면적인 충돌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미국 재무부는 홍콩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축소하는 보안법 시행에 책임 있는 중국 관리와 기업들의 거래를 제한하고 자산을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금 뭔가를 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조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여러분은 이번 주가 끝나기 전에 듣게 될 것”이라며 “아주 강력하다”고 말했다. 재무부의 검토 내용은 미 의회에서도 초당적으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이 ‘말 폭탄’ 수준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미국은 홍콩이 대미관계에서 누려온 특혜 박탈 가능성도 계속 거론하고 있다. 홍콩이 자치권을 가진 자유민주주의체제라는 전제 아래 무역ㆍ투자ㆍ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과 다른 대우를 해왔지만, 중국이 홍콩 보안법 제정을 강행하면 홍콩의 금융허브 위상을 약화시켜 중국 정부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국무부 고위관리는 “1주일 내에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예고한 대로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전체회의에서 이 안건을 표결로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반대 시위에 밀려 송환법 제정을 포기한데다 최근 미국이 사실상 ‘하나의 중국’ 원칙을 노골적으로 훼손하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밀릴 경우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중국의 대외 메시지는 한층 강경해졌다. 시 주석은 27일 전인대 군부 대표단에게 “군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훈련과 전투 준비를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홍콩의 국가안보 수호 입법은 순전히 중국 내정”이라며 “외부세력의 개입에는 필요한 조치로 반격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중국은 이미 25, 26일 이틀간 위안ㆍ달러 기준환율을 0.5% 넘게 올림으로써 ‘최후의 결전’으로 불리는 환율전쟁도 불사할 것임을 내비친 상태다.

대선을 앞둔 트럼트 대통령으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 논란과 경기침체의 늪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시 주석도 일방적으로 물러설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전면전이 현실화할 경우 양국 모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고 글로벌 경기침체도 가속화할 수 있다. 미 상공회의소가 이날 중국 정부에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유지를 촉구하고 트럼프 정부에 “홍콩의 지위를 위험에 빠뜨리는 건 매우 심각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한 건 상징적이다.

현재로선 중국의 입법 완료까지 최장 5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짝수월에 열리는 전인대 상무위에서 3차례 심사 후 의결하는 통상적인 절차를 감안하면 미중 간 대화ㆍ타협의 공간이 생길 수 있다. 재선을 위해선 경제 회복이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도 파국을 원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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