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26 17:17
수정 : 2014.11.27 05:16

[사설] '선택과 집중' 화두 일깨운 삼성-한화 빅딜

등록 : 2014.11.26 17:17
수정 : 2014.11.27 05:16

삼성그룹이 어제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했다. 석유화학부문인 삼성종합화학ㆍ삼성토탈과 방위산업부문인 삼성테크윈ㆍ삼성탈레스를 한화그룹에 넘기는 빅딜이 이루어진 것이다. 계약 규모는 1조9,000억원대에 달한다. 김대중 정부 때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기는 등 5개 그룹에 대한 강제 빅딜은 있었으나 기업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이 같은 대형 거래가 이루어진 것은 드문 일이다. 또 삼성그룹이 1999년 삼성자동차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주요 계열사를 포기하거나 매각한 것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두 회사만 남기고 화학부문에서 사실상 철수하고 그룹 구조를 전자, 금융, 건설ㆍ중공업, 서비스 등으로 단순화하게 된다. 한때 석유화학과 방위산업은 삼성그룹 내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지만 ITㆍ전자 부문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주력 사업이 된 지금 매출 규모나 발전 가능성 면에서 석유화학과 방위산업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할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부문에 강점을 가진 한화그룹에 사업을 넘기고 삼성그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삼성그룹은 이번 거래를 우리 산업과 기업의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통해 저성장 국면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경제위기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국가경제의 효율화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이번 빅딜로 자산 규모를 50조원대로 늘리고 재계 서열 10위에서 9위로 한 계단 올라선다.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 방위사업 부문 매출이 1조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원으로 늘어나 이 분야 1위가 될 전망이다. 또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로 석유화학사업 부문 매출이 18조원으로 올라 국내 1위 업체가 된다. 한화그룹은 비로소 규모의 경제를 누리게 됐고 그룹 성장의 모태인 방위사업과 석유화학사업 분야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됐다.

이미 해외에서는 기업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단의 하나로 빅딜이 자주 이용된다. IT기업이든 제조업체든 불필요한 사업부분은 과감히 매각하고 새로운 사업부문은 인수ㆍ합병을 통해 시장을 넓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까지 현실에 안주해 과감한 변신을 꾀하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평가가 많다. 국경이 사실상 사라진 글로벌 환경에서 기업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 기업이 이런 환경에서 생존하려면 빅딜 등을 통해 기업체질을 대폭 개선하고, 새로운 환경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몸집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경제 효율화를 위해 더 많은 빅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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