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임 기자

등록 : 2014.10.16 20:00
수정 : 2014.10.17 08:12

北, NLL 교전 직후 긴급 접촉 제의 '대화 의지'

등록 : 2014.10.16 20:00
수정 : 2014.10.17 08:12

7일 靑 국가안보실에 전통문 보내, 총격 이후 상황에서 항의 없어

천안함 사건 포괄적 유감 표명 등 北 지도부 입장 선회할 가능성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방남한 북한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지난 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영빈관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 우리 측 관계자들과 식사하기 전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시_전통문 발송 전후 일지

북한이 지난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격전 직후 청와대 국가안보실로 보낸 전통문에는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항의’ 아닌 ‘접촉 제의’가 담겼던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남북 함정 간 총격이 오가는 상황에서 항의 대신 대화를 제의했다는 점에서 남북 간 현안을 대화로 풀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포괄적 유감을 표명하는 등 입장 선회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 北 항의 대신 이례적 대화 제의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북측이 지난 7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명의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서해상 함정 간 총포사격과 관련해 긴급 단독 접촉을 제의해왔다”며 “‘단독’이란 표현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통문은 서해에서 총격이 있었으니 협의를 해보자는 것이지 당초 (언론에) 알려진 항의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이 전통문에서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북측 대표단으로 언급했다.

북한이 NLL 일대에서의 무력 충돌 이후 전통문을 통해 대화를 제의한 것은 이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과거 서해상에서 남북 간 총격전이 발생하면 북한은 항상 서면상(전통문)으로 항의하고 군사회담을 열어 NLL을 의제화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접촉 제의는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실무회담 없이 전격적으로 고위급 군사회담이 성사된 것도 이례적이다. 과장급이 참여하는 실무회담에서 의제 등을 논의하고 그 이후에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지는 게 관례였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실무회담을 통하지 않고 곧바로 대화의 급을 높인 것은 그만큼 남북 간 현안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군사회담이 고위급들이 만나 복잡한 남북 현안을 일괄 타결하자는 취지일 수 있다는 의미다.

● 北 천안함 피격 관련 입장 선회하나

남북 최고 지도자들의 의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고위급들이 대화 테이블에 앉은데다 회담이“남북 상호 간 개선 의지를 갖고 진지하게 협의하는 분위기”(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로 진행된 점을 감안할 때 대북전단 살포나 NLL뿐 아니라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2011년 2월 열린 남북 군사 실무회담에서 정부가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북측의 책임을 언급하자 북한은 “천안함 사건은 철저하게 우리와 무관한 사건”이라며 일방적으로 회담장을 나간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회담에서 5ㆍ24조치가 언급되지는 않았다”면서도 “기조발언에서 우리 측이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해 북측의 책임이란 걸 상기시켰는데도 회담이 5시간 넘게 진행된 걸 보면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런 정황에서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포괄적 유감표명 등으로 입장 선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천안함 사건은 쉽게 타협을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남북 군사당국자들이 큰 틀에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취지에서 만난 만큼 그럴 개연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북한 전통문에 언급된 ‘긴급 단독 접촉’과 관련해서 한때 북한이 황병서와 김관진 실장 간 단독 접촉을 제의한 것으로 잘못 알려지는 혼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이는 황병서-김관진 간의 접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문 수발신 명의에 대한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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