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범 기자

등록 : 2020.05.31 22:33

BTS슈가 신곡, 900명 목숨 앗아간 美 사이비 교주 음성 삽입에 사과

등록 : 2020.05.31 22:33

방탄소년단(BTS) 슈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인 슈가의 솔로곡에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사이비 종교 교주의 음성이 삽입된 데 대해,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공식적으로 사과 입장을 밝히고 해당 곡을 재발매하기로 했다.

빅히트는 최근 공개된 슈가의 믹스테이프(비정규 무료 음반) ‘D-2’ 수록곡인 ‘어떻게 생각해?’(What do you think?) 도입부에 짐 존스의 목소리가 15초 가량 삽입된 것을 두고 “이 노래를 작업한 프로듀서가 연설자가 누군지 모르고 곡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선정했다”며 "회사는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내용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했으나 선정 및 검수 과정에서 내용상 부적절한 샘플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곡에 포함했다"고 해명했다. “아티스트 본인도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당혹스러워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22일 해당 곡이 공개된 이후 온라인에서는 도입부에 삽입된 “당신은 죽더라도 살 것이다, 살아서 믿는 자는 결코 죽지 않을 것"(Though you are dead, yet you shall live, and he that liveth and believeth shall never die)”라는 영어 육성이 짐 존스 생존 연설 중 일부라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짐 존스는 1995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인민사원이라는 사이비 종교를 창시한 인물로, 1977년 신도들을 남미 국가로 이주시킨 뒤 강제노동과 학대를 일삼았고 270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918명에게 음독을 강요해 사망시킨 중대 범죄자다.

때문에 일부에서 수많은 희생자를 낸 범죄자의 메시지를 곡에 인용한 것은 문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적 아티스트인만큼, 사회적으로 끼칠 영향과 파장을 고려해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SNS에서는 ‘#슈가_짐존스_어떻게생각해’라는 아티스트의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해시태그가 돌았고, 31일 기준 4만여개의 관련 트윗이 작성됐다.

논란이 커지자 빅히트는 이날 입장문을 냈다. 빅히트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검수하는 자체 프로세스를 통해 사회, 문화, 역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을 확인하고 있으나,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이번 경우에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이와 관련된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면서 거듭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입니다.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믹스테이프 관련 입장을 전합니다.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의 믹스테이프 ‘D-2’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What do you think?) 중 도입부 연설 보컬 샘플은 해당 곡의 트랙을 작업한 프로듀서가 특별한 의도 없이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곡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선정하였습니다.

해당 연설 보컬 샘플을 선정한 이후, 회사는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내용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선정 및 검수 과정에서 내용상 부적절한 샘플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곡에 포함하는 오류가 있었습니다.

빅히트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검수하는 자체 프로세스를 통해 사회, 문화, 역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을 확인하고 있으나,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우에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이와 관련된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상처 받으셨거나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빅히트는 문제점을 확인한 이후 해당 부분을 즉각 삭제하여 다시 재발매 하였습니다.

아티스트 본인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 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빅히트는 앞으로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모든 제작 과정을 더욱 면밀히 점검하겠습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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