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재 기자

등록 : 2020.06.16 19:05

“도박이 도전이 되도록… 청년정치 문턱 낮춰야”

등록 : 2020.06.16 19:05

[제8회 대한민국 신문논술대회 교육부장관상]

교육부장관상 수상자 김희량

도전이라 부르지 마라. 이것은 도박이다. 한국의 ‘청년정치’ 이야기다. 4ㆍ15총선에서 전남 순천에 출마한 천하람 미래통합당 후보는 낙선과 함께 1억원의 빚을 지게 됐다. 3% 이하의 득표율이라 선거비를 보전받을 수 없단다. 한국은 정치 기탁금이 터키, 일본에 이어 가장 많은 나라다. 생존이 목표라는 요즘 시대에 정치권은 감당할 수 없는 입장료를 청년에게 요구한다.

청년정치야말로 지금의 ‘의존정치’를 극복할 대안이다. 당사자의 문제는 당사자가 제일 잘 안다.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직업과 계층, 노동의 방식은 너무나 다양해졌다. 직접 경험하고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과 관찰자로서 보는 기성세대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20·30세대를 직접 대변할 사람은 국회의원의 1%다(20대 국회). 본인의 문제지만 늘 부모세대, 조부모세대인 정치인들에게 비자발적으로 위임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의존정치는 장기적으로 그 사회의 발전 동력을 잃게 만든다. 당사자가 정치 효용감을 느끼지 못하고 정치적 무관심과 무기력함을 겪게 만들어서다.

이런 상황임에도 청년에게 정치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돈 때문이다. 정치인이 되고 싶어도 입후보 전에는 후원금을 받기도 어렵다. 당직비 100만원, 당협위원회 1,000만원, 선거활동비 3,000만원을 낼 수 있는 청년은 몇이나 될까. 4·15총선의 청년 당선자들도 일회성 이벤트 방식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대다수다. 당선자 13명 중에서 수년간 정당활동을 한 이는 장경태 동대문을 지역구 당선자 정도다.

청년정치가 뿌리내릴 땅이 있어야 한다. 청년 정치발전기금의 법제화가 필요한 이유다. 19대 때 발의됐다 임기 만료로 폐기된 이 법안은 정당이 국고보조금 10%를 청년 정치발전을 위해 쓰도록 규정한다. 이 기금을 통해 기탁금을 면제하거나 장기적인 정치인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문턱을 낮추는 것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된다. 우리도 그런 꿈 정도는 꿀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김희량·이화여대 윤세영저널리즘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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