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중
의학전문기자

김민호 기자

등록 : 2020.05.28 23:56

복지부, 의대 증원 검토… 의협 “강행 땐 총파업” 반발

등록 : 2020.05.28 23:56

청와대, 코로나 이전 지난해 이미 지시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청와대가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 이미 지난해 하반기 보건복지부에 검토 지시를 내려 내부 검토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보건학과 교수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전문 의료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보건복지부 등에 개원의를 증가시키지 않고 의사 수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전부터 청와대 측이 의료인력의 수도권 집중문제를 해소하고 공공ㆍ지역의료체계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해온 것이다.

이날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도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기자설명회에서 “정부 내에서 의료인력에 대한 주기적인 평가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며 “공공분야, 일부 진료과목, 일부 지역 등에서 인력부족 현상이 있고, 총량적으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우리가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제, 오늘의 논의가 아니라 상당히 오랫동안 논의가 진행되어 왔던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조정관은 “구체 논의는 21대 국회 출범 후 정부 내부와 국회와의 소통과 함께 관련 전문가들과 각계 의견을 듣는 것이 선행돼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당정간 물밑작업을 인정했다. 허윤정 의원은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 기존 의과대학의 지역할당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의대정원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느냐에 따라서 교육부와의 협의범위가 달라질 것이지만 현재는 관련 부서가 개방적인 상태에서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총파업’ 카드를 꺼내는 등 의사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인 마당에 의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정이 어째서 의대정원 증원에 집착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밀고 나가면 전국 의과대학생, 전공의, 개원의, 봉직의 등 전체 의사들의 뜻을 모아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총파업 준비는 당장 다음 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전문 의료인력 부족에 대해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보았듯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 간 의료인력 편차를 줄이고 의료의 질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의사 수가 부족해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응을 못하고 있나”고 반문했다.

무리하게 의대정원을 증원하면 제2의 서남의대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최 회장은 “부실하게 의대생들을 교육한 서남의대를 폐지하는데 10년이 걸렸다”며 “서남의대는 기초ㆍ임상교수들의 질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끔찍했는데 의대정원만 확대하면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어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질 나쁜 교육을 받아도 한번 의사가 되면 평생 의사로서 환자를 보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몸을 맡기고 싶은지 국민들에게 물어보고 싶다”며 “결국 정부는 의사 수를 늘려 싼값에 의사들을 부려먹기 위해 의대정원을 확대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대정원 확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사실상 붕괴된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권성택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서울의대)은 “증원된 의료 인력들이 1차‧공공의료 부문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강화하지 않으면 지금처럼 수도권 집중현상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보다 큰 그림을 갖고 의대정원 증원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치중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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