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기자

등록 : 2020.06.10 07:00

[취재파일] 축구장 난투극ㆍ골프장 기념촬영... 무너져가는 K스포츠 거리두기

등록 : 2020.06.10 07:00

K3리그 화성FC와 대전코레일 선수들이 지난 6일 화성종합경기타운 보조구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 경기에서 충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구역으로 평가 받으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 스포츠계에 ‘거리두기 불감증’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해외 어느 나라보다 철저한 방역 대책을 내세워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프로골프가 진행되고 있지만 일부 선수와 지도자, 관계자들의 방심 사례가 속속 포착되면서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보조구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32라운드 화성FC와 대전 코레일전에선 두 팀이 엉겨 붙어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경기 막판 K3리그 대전코레일 선수가 화성FC 선수를 향해 거친 태클을 하자, 양팀 선수는 물론 지도자들이 경기장 내로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이들은 마스크를 내리거나 벗어 던진 채 서로를 밀치며 언쟁을 벌였고, 일부 지도자는 상대 선수 목덜미를 잡기도 했다.

이날 집단 난투극 사태 차체도 볼썽사납지만, 시축 등 경기 외 행사를 금지하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구단 관계자 인원을 제한하는 등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방역 노력을 완전히 뭉개버린 사례라 안타까움은 크다. 각 팀별로 제작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취재진을 포함한 모든 인원에 대한 체온측정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실시했던 노력들도 한 순간에 무너졌다.

울산 선수들이 지난달 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전에서 선수간 접촉을 줄이기 위해 주먹을 맞대며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선수들이 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5라운드 경기서 서로에게 어깨동무하며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시즌 초반만 해도 선수들간 접촉을 극도로 꺼리던 K리그에서도 느슨해진 방역의식을 보이는 사례가 속속 눈에 띈다. 대표적인 장면은 선수들이 득점 후 펼치는 골 세리머니다. 지난달 초 1라운드 때만 해도 득점 후 주먹인사로 격려하던 선수들은, 불과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5라운드에선 코로나19 이전과 다름 없이 부둥켜 안는 등 접촉을 서슴지 않았다. 침 뱉기 또는 물병 공유 장면도 이제 자연스럽게 나온다.

프로야구에서도 홈런 후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마스크 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많아졌고,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서도 선수와 내장객들이 서슴없이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대화하는 모습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대회가 열린 코스 밖에서 벌어진 일이라지만, “최선의 방역”을 외친 주최측 입장에서는 기운 빠질 일이다. 특히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한 내장객은 물론, 선수조차 마스크도 없이 밀착해 촬영하는 모습이 취재진은 물론 대회관계자들에게도 포착되면서 경각심 재고 필요성이 높아졌다.

7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내장객들이 이날 KLPGA 투어 롯데칸타타 여자오픈 대회를 마친 한 선수(윗열 왼쪽에서 세번째)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서귀포=김형준 기자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유치원 돈으로 명품백ㆍ성인용품 산 원장님
'용산, 20억 든 강남 알부자만 몰려... 그들만의 세상 됐다'
“경기 회복” 나홀로 고집하더니... 정부마저 낙관론 접었다
이재명 '이명박ㆍ박근혜 때도 문제 안 된 사건… 사필귀정'
문 대통령 “北 서해 NLL 인정…평화수역 대전환”
발끈한 손학규 “한국당은 없어져야 할 정당”
[단독] 고용부 장관 반대 편지에도… 박근혜 청와대, 전교조 법외노조화 강행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