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 기자

등록 : 2019.10.19 16:33

[시시콜콜 What] 지난 20년 싸이월드에 무슨 일이 있었나?

등록 : 2019.10.19 16:33

2000년대 선풍적 인기…모기업 경영난, IT업계 경쟁 도태에 몰락

미니홈피에 미니미, 미니룸 BGM 등 꾸미던 추억 부활은 가능할까

2005년 국정홍보처가 개설한 싸이월드 미니홈피. 싸이월드

‘3040 세대’의 추억 저장소로 불리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지난 1일부터 14일 사이 싸이월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불가능했었는데요.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사이트에 올려 둔 글과 사진 등 자신의 추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랐습니다. 다행히 지난 15일 홈페이지 접속이 정상화 됐지만 완벽하게 복구되지는 않아 이용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저 두 시간 동안 시도해서 비밀번호는 재설정 했는데 로그인이 안 되네요. 뭐가 떠야 시도라도 해볼텐데요” (세**), “전 로그인 시도했는데 없는 계정이래요” (진***), “다이어리에 쓴 글은 보이는데 사진첩까지 들어갔더니 사진은 안 보이네요. 제 사진 어디로 사라진 거죠?” (아**)

싸이월드의 극심한 경영난으로 미니홈피 내용 완전 복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2000년대 전 국민적 사랑을 받은 싸이월드가 경영난을 겪어 폐쇄 가능성이 거론되기까지, 그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싸이월드=미니미ㆍ미니룸ㆍBGMㆍ일촌ㆍ도토리

싸이월드 이용자들은 미니미와 미니룸을 직접 꾸미고, 미니홈피 방문 시 흘러 나오는 배경음악(BGM)을 직접 고르는 등 자신만의 개성 있는 홈페이지를 꾸리면서 추억을 쌓았다. 싸이월드

대한민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대표주자였던 싸이월드는 지금부터 20년도 더 된 1999년 9월 1일 출발했습니다.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이동형 전 대표가 창업 동아리 멤버들과 함께 싸이월드를 설립했는데요. 지금은 SNS의 대명사가 된 페이스북 창업(2002년)보다 빨랐습니다.

싸이월드에서 제공하는 대표적 서비스는 미니홈피였습니다. 미니홈피는 개인 홈페이지 형태로 운영됐습니다. 이용자들은 본인의 가상 캐릭터인 ‘미니미’와 가상 공간 ‘미니룸’을 직접 꾸미고, 미니홈피 방문 시 흘러 나오는 배경 음악(BGM)을 직접 고르는 등 자신만의 개성 있는 홈페이지를 꾸려갔습니다. 특히 친구를 뜻하는 ‘일촌’ 기능은 미니홈피를 통한 일상 공유 등 인간관계 확장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일촌 공개’ 기능을 이용해 일촌을 맺은 친구들에게만 보이게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고요.

아마 미니홈피를 이용했던 이들이라면 배경 음악을 바꾸거나 미니미에 입힐 예쁜 옷 등을 사기 위해 ‘도토리’를 사 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 사이버 머니의 대명사이기도 했던 도토리는 미니홈피에서 거래되는 화폐로, 이용자들은 실제 돈을 주고 구입해야 했습니다.

◇승승장구 하던 싸이월드 모바일 전환 시기 놓쳐

싸이월드는 2007년 2월 이용자 2,000만 명을 달성하고 도토리 매출도 한때 월 1,000억원 상회하는 등 급증했습니다. 싸이월드

하지만 도토리 판매 외에 별다른 수익 구조가 없던 싸이월드는 늘어가는 이용객들로 인한 운영 재정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자본이 필요했던 싸이월드는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ㆍ합병됐습니다. 이후 싸이월드는 안정적인 운영으로 2007년 2월 이용자 2,000만 명을 달성하고 도토리 매출도 한때 월 1,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죠.

승승장구하던 싸이월드였지만 2000년대 중반 들어 주춤하기 시작했는데요. 트위터, 페이스북 등 해외 SNS 플랫폼이 국내 이용자를 대거 늘리기 시작하면서였습니다. 안이했던 모바일 대응 전략도 문제가 됐습니다. 2009년 모바일 중심으로 국내 통신시장이 빠르게 재편됐지만 싸이월드는 PC 중심의 서비스에만 의존하다 2012년 9월에야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전환 시기를 놓친 싸이월드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해외 SNS 플랫폼에 계속해서 밀렸고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4년 종업원인수방식(EBO)을 통해 싸이월드와 갈라섰습니다.

◇’데이터 삭제’ 이용자 우려는 계속

이후 싸이월드는 ‘싸이홈’으로 서비스를 개편하고, 2016년에는 프리챌 창업자 전제완 대표에게 인수됐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올해 초부터는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직원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싸이월드 접속 장애도 결국 이어지는 경영난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싸이월드는 지난 15일 새벽 ‘cyworld.com’ 인터넷 주소 소유권을 1년 연장했습니다. 주소의 새 만료 기한은 2020년 11월 12일까지로 연장됐습니다. 하지만 15일 이후에도 일부 기능이 완전 복구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싸이월드에 올린 글과 사진의 저작권은 이용자에게 있고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를 받습니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 측에서 일방적으로 사이트를 폐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용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연 싸이월드는 부활할 수 있을까요.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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