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환희 기자

등록 : 2020.06.04 08:00

이민호의 등장에 들뜬 LG, 임지섭ㆍ이범준ㆍ한희를 잊어선 안 된다

등록 : 2020.06.04 08:00

LG 이민호. 연합뉴스

‘정통파 영건‘들이 KBO리그를 호령하는 시즌 초반 이민호(19)를 바라보는 LG도 흐뭇하다. 류중일 LG 감독은 3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이민호를 포함한 6인 선발 체제로의 변화를 시사했다. 당초 신인 투수 관리 차원에서 열흘에 한 번씩만 가동할 생각이었지만 연일 호투하고 있는 이민호를 묵히기 아깝다는 중론을 받아들였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이민호는 140㎞ 후반대의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1.10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모처럼 LG에 등장한 1차 지명 신인의 활약상에 류 감독은 “새 인물들이 자꾸 나와야 한다”며 고무된 표정이다.

LG가 그 동안 좋은 선수를 뽑지 못했던 게 아니다. 이범준 한희 임지섭에 이르기까지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지닌 유망주들이 즐비했지만 LG 유니폼을 입고는 구속이 10㎞ 가까이 떨어지는 ‘돌림병’을 겪으며 쓸쓸히 퇴장했다. 한희는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2009년 LG의 2차 1라운 전체 4번의 높은 순번으로 지명됐다. 140㎞ 후반대의 묵직한 구속에 제구력도 갖췄지만 4년 통산 4승 7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뒤 2012년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재기에 안간힘을 썼지만 130㎞ 초반대로 뚝 떨어진 직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1년 앞서 2차 2라운드에서 뽑힌 이범준도 입단 당시 140㎞ 중후반을 어렵지 않게 찍었지만 구속 저하 끝에 4년 통산 6승(7패)에 그친 뒤 NC를 거쳐 유니폼을 벗었다. 1차 지명이 폐지됐다가 부활한 2013년 이후에도 LG는 임지섭(2014년)의 육성에 실패했다. 숙성기를 거친다는 명분으로 내려간 2군에서 오히려 구속을 10㎞ 이상 잃었다. 군 복무 후에도 터닝포인트를 찾지 못하자 지난해 돌연 은퇴 의사를 밝혔고, LG는 만류 끝에 임의탈퇴로 묶고 생각을 바꿀 시간을 주기로 했다.

LG의 반복된 실패는 단순한 불운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1차 지명이나 높은 순번의 유망주들은 이미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지만 조급했던 지도자들은 몸에 맞지 않는 자세 교정이나 주입식 지도로 투구 밸런스를 깨뜨려 장점마저 잃게 한 경우가 많았다.

“이민호만큼은 내버려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LG 구단 안팎에서 벌써 나오는 이유다. 2군에서 선발 수업을 시작한 김윤식도 마찬가지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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