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강 기자

류효진 기자

강준구 기자

등록 : 2016.02.24 04:40
수정 : 2016.02.24 09:55

혼란의 집권 3기, 박 대통령 민방위복 가장 많이 입었다

[View&] 취임 3주년 맞는 박 대통령 패션 분석

등록 : 2016.02.24 04:40
수정 : 2016.02.24 09:55

취임 3주년 맞는 박 대통령 패션 분석

심플한 디자인에 주머니가 여러 개 달린 라임색 점퍼. 내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가장 자주 입은 의상은 다름 아닌 민방위복이었다. 본보 멀티미디어부가 지난해 2월 26일 이후 청와대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 1만여 장을 분석해 보니 박 대통령은 10차례나 민방위복을 입고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취임 첫해 3회, 2년째 4회에 비하면 2~3배나 높은 빈도다. 대통령이 민방위복을 자주 입었다는 것은 국가적 비상사태 혹은 그에 맞먹는 중대한 상황이 잦았음을 뜻한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200여 차례의 국내 공식 행사에 참석하면서 입은 의상은 상의 기준 총 107종이다.

메르스ㆍ北도발 등 위기 잇달아

집권 3기에 민방위복 10회 입어

대통령이 민방위복 차림으로 수습에 나서야 했던 대표적인 위기상황은 메르스(MERS) 사태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로 메르스가 창궐한 지난해 6월 6차례나 민방위복을 입고 대책본부와 의료현장을 찾았다. 북한의 목함지뢰 및 포격 도발로 소집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 등에서도 대통령은 민방위복 차림으로 대책을 논의했고 가뭄 피해 현장 역시 민방위복을 입고 방문했다. 노란색 계통은 민방위복을 제외하면 지난 1년을 통틀어 단 5회 밖에 입지 않았을 만큼 선호하지 않는 색상 중 하나지만 국가적 위기상황을 맞은 대통령에게 민방위복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경제 행사ㆍ대국민 담화…

붉은색 36회나 걸쳐

집권 3기 대통령 패션의 또 다른 특징은 ‘붉은색의 약진’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2년간 해마다 각각 15회와 16회씩 입었던 붉은색 계통 의상을 취임 3년째인 지난 1년 동안에만 36차례나 입었다. 붉은색이 힘과 열정, 부(富)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경제 관련 행사나 대통령 자신의 강한 의지를 피력하는 자리가 대부분이었다. 총 36회 중 20회가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과 무역투자진흥회의 등 경제관련 행사였고 8회는 대국민담화나 한ㆍ일ㆍ중 정상회담과 같은 정치, 외교적으로 중대한 사안이 걸린 행사였다.

안보 관련 행사 땐 파랑ㆍ녹색 계열

국가원로 모임 땐 흰색 주로 선택

의상의 색상과 행사 성격 사이의 연관성이 뚜렷해졌다는 점도 취임 3년째 대통령 패션의 특징 중 하나다. 군부대 방문과 국군의 날 기념식과 같은 안보 관련 행사에서 박 대통령은 파란색과 녹색 계열을, 국가원로들이 참석하는 행사에는 주로 흰색 의상을 입고 나섰다. 지난 1년간 대통령이 참석한 안보관련 행사는 총 20회, 이 중 15회를 군청색과 남색 또는 진녹색 상의를 입었다. 박 대통령은 또 삼일절과 광복절 기념식 등 국가원로들이 참석한 10차례의 행사 중 9번을 흰색, 나머지 1번은 흰색에 가까운 연한 하늘색 상의를 입고 등장했다.

취임 3년간 입은 의상은 188종

옷 한 종류 당 평균 3.3회 입고

옷 평균 수명은 약 150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년 동안 가장 선호한 옷 색깔은 ‘파랑ㆍ초록’이었고 흰색과 회색, 빨강, 노랑, 분홍, 보라, 검정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취임 3년째인 지난 1년 동안 빨간색이 36회로 크게 늘어 파랑(50회)과 초록 (39회)에 이어 세 번째로 올라섰다. 반면에 취임 후 매년 27회씩 입던 회색은 취임 3년째 19회로 줄었고, 노란색은 첫해 28회에서 2년째 8회, 3년째 5회로, 보라색 역시 18회, 4회, 3회 순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년간 총 618회의 국내 공식 행사에 188종류의 의상을 입고 참석했다. 해마다 평균 62종의 새 의상(상의)을 선보였고 한 종류당 평균 3.3회를 입었다. 10차례 이상 입은 옷이 14종, 단 한 번만 입은 옷은 63종이다. 이 중 33종은 국내 행사에 입고 나온 지 1년이 넘었다. 의상 한 종류 당 평균 수명은 약 150일 정도이고 한 달을 채우지 못한 옷은 89종이다.

민방위복 다음으로 박 대통령이 가장 자주 입은 의상은 자주색 차이나 칼라로 포인트를 준 진한 회색 롱 재킷(16회)인데 2014년 6월 이후 공식 석상에서 보이지 않는다. 차이나 칼라에 검은색 단추가 달린 남색 상의(15회)와 검은색 단추가 달린 하늘색 재킷(14회)이 그 뒤를 따랐다.

※2013년 2월 25일부터 2016년 2월 23일까지 청와대사진기자단이 촬영한 사진 중 국내 행사 사진 3만여 장을 다운로드 받아 전수조사 했다.

※의상의 수명: 처음 입은 날과 마지막 입은 날 사이의 일(日)수. 단 한 번 입은 옷의 수명은 1일로 계산 했다.

대통령의 브로치

작년 11월 24일부터 3개월간 브로치 안 달아

대신 ‘사랑의 열매’ 배지만…

2013년 취임식을 전후해 박근혜 대통령이 착용한 브로치에 패션 및 유통계의 관심이 쏠렸다. 일명 ‘박근혜 브로치’로 통하며 몇몇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핫’했다. 그러나 당선인 시절 이미 명품 백 논란에 한 번 휩싸였던 박 대통령은 취임 초 몇 달간 브로치 착용을 자제했다.

취임 2년째 세월호 사태를 겪으면서 브로치는 박 대통령의 의상에서 다시 자취를 감춘다. 그해 6월 들어 호국보훈의 의미가 담긴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를 자연스럽게 달기 시작했고 7월 1일 브로치가 다시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6일까지 약 3개월 동안 브로치를 전혀 착용하지 않았다. 대신 ‘사랑의 열매’ 배지만을 달았는데 공교롭게도 이 기간 동안 경제, 노동 관련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위안부 협상 졸속 타결 논란이 일었다. 또, 연 초에는 북한의 도발이 잇따르면서 개성공단 철수라는 강경 조치를 결정하기에 이른다. 패션을 완성하는 브로치 대신 선택한 빨간 열매에 대통령은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사랑의 열매(왼쪽)'와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

3년간 70여 종 달아…

‘꽃모양’ 21회 최다 착용

한편, 지난 3년간 박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착용한 브로치는 총 70여 종, 이 중 착용빈도가 가장 높은 것은 자수정과 비취를 활용한 꽃 모양 브로치로 총 21번 착용했다. 검은색 보석을 금속 와이어로 여러 겹 감싼 브로치가 16회로 그 뒤를 이었고, 푸른빛을 띤 여러 개의 크리스탈을 금속 와이어로 엮은 것은 15회로 세 번째를 기록했다. 물방울 모양으로 커팅한 녹색 비취 브로치와 아까시 이파리 모양의 크리스털 브로치도 각각 14번씩 착용했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류효진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그래픽=강준구기자 wldms461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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