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하경 기자

등록 : 2020.06.03 15:34

[3차 추경]5GㆍAI 콕 집은 과기정통부… 8900억원 효과 내려면

등록 : 2020.06.03 15:34

“민간과 협의해 기업 수요 반영, 구체화 필요”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 중 과기정통부 담당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정부의 한국판 뉴딜의 핵심 축 ‘디지털 뉴딜’의 뼈대를 잡는 역할을 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8,900억원을 투입한다. 가장 큰 방점을 찍은 곳은 데이터 구축을 통한 인공지능(AI) 경쟁력 확대와 5G 확산, 디지털 격차 해소다. 전에 없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기존에 진행해 오던 디지털 기반 강화에 예산을 파격적으로 늘리고 신규 인프라를 공공부문부터 선제적으로 적용해 수요를 이끄는 쪽으로 방향키를 잡았다.

3일 장석영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건 AI이며, AI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데이터가 핵심”이라며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는 것은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추경 75% D.N.A 집중 투입

이번 과기정통부 3차 추경예산 총 규모는 8,925억원이다. 이 중 ‘D.N.A(데이터ㆍ네트워크ㆍ인공지능) 생태계 강화’에 가장 많은 6,671억원이 배정됐고, 여기에서 절반이 넘는 3,819억원을 ‘데이터 구축ㆍ개방’에 편성했다. 의료 AI의 진단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알츠하이머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 등 활용 가능성이 높고 디지털화가 시급한 AI 학습용 데이터 150종을 구축해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 및 개방할 계획이다. 정부의 데이터 구축ㆍ개방 정책이 새로운 건 아니지만 지난해 관련 사업 공모 예산이 195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대폭 늘었다.

아직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에 머무르고 있어 부가가치 창출에 한계가 있는 5G는 정부가 주도해 B2G(기업과 정부간 거래)로 키운다. 공공부문에 먼저 5G를 적용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사례를 축적하도록 한 뒤 성공적인 B2B 모델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정부의 그림이다. 교육, 의료 등 부문에 선제 적용이 예상된다.

아울러 비즈니스, 교육, 의료, 소비, 문화ㆍ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서비스 5대 분야가 비대면 특화 모델을 발굴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는 ‘비대면 서비스ㆍ사업 육성’에 175억원, 지하공동구 관리, 외부 구조물 파손 감지 등에 로봇과 드론 등을 활용하는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에 71억원을 투입한다.

◇디지털 낙오자 없도록 역량교육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포용 및 안전망 구축에도 1,407억원을 배정해 디지털 격차 해소에 중점을 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비대면화, 디지털화의 속도를 앞당기면서 디지털 접근성이 낮아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에서 도태되는 취약계층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도서관, 복지관 등을 활용해 전국 1,000곳에 디지털 역량 교육을 제공하는 ‘디지털 교육센터’를 세워 모바일 금융 등과 같은 기초부터 디지털 리터러시(정보 이해 및 취득 능력)까지 종합적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 유선 통신이 제공되지 않고 있는 농어촌 마을 650개에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규제 그대로면 무용지물”

이번 3차 추경은 코로나19가 초래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함이지만 실제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민간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화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5G의 경우 이동통신사들이 28㎓ 대역 5G 연내 상용화 계획을 망설이고 있다. 초고주파 5G는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기반 기술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데 명확한 사업모델 수립이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 등이 겹친 까닭이다. 정부가 28㎓ 활용 5G망의 수요를 창출해주는 방안 등이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5G를 도입할 공공부문과 서비스도 명확한 유스케이스(사용사례)를 정해야 한다. 정부가 데이터를 개방해 줘도 기업의 데이터 활용 절차를 까다롭게 규정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ㆍ신용정보법ㆍ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유연한 적용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장 차관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를 통해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모으는 통로를 마련해 뒀고 이번에도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란 요구가 가장 높아 추경에 적극 반영했다”며 “예산이 확정되면 추진 계획을 구체화면서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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