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준 기자

등록 : 2019.11.25 21:36

그래미 보란 듯… 미국 AMA 강타한 ‘3관왕 BTS’

등록 : 2019.11.25 21:36

[비영어권 가수 첫 ‘최고 인기그룹상’]

‘팝·록’ 주요 음악 부문 수상 영예… “K팝이 美주류로 부상” 해석

공연 거장 엘턴 존 제치고 투어상… 음악 산업 영향력 최고 증명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공연장에서 열린 제46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페이보릿 듀오 오어 그룹-팝/록' 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일본 팬미팅 일정으로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AMA 캡처

비영어권 가수로는 45년 만에 처음이었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인 제46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erican Music AwardsㆍAMA)에서 ‘페이보릿 듀오 오어 그룹-팝/록(페이보릿 그룹)’상을 받았다.

AMA가 1974년 첫 시상식이 열린 이래 비영어권 가수가 페이보릿 그룹 부문 후보에 오른 것도, 트로피를 거머쥔 것도 방탄소년단이 유일하다. 지난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방탄소년단은 AMA에서 음악 부문 주요상까지 품에 넣으면서 한국 대중 음악사에 새 길을 냈다. AMA는 그래미어워즈와 함께 미국 2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방탄소년단이 AMA서 음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K팝이 미국에서 영향력을 더욱 키워나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은 AMA에서 ‘투어 오브 더 이어’와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도 받아 3관왕을 차지했다. 이날 수상으로 최근 발표된 제62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명단에서 제외된 아쉬움을 달랬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공연장에서 열린 제46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에서 '페이보릿 듀오 오어 그룹-팝/록' 수상자로 선정됐다. AMA 홈페이지 캡처

[저작권 한국일보] 송정근 기자

◇ “BTS=미국 주류 팝 공인”

방탄소년단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공연장에서 열린 AMA에서 미국 유명 보이그룹 조너스 브라더스와 프로젝트 록그룹 패닉! 앳 더 디스코를 제치고 페이보릿 그룹 수상자로 호명됐다. 이 분야는 팝과 록 장르의 음악으로 그해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듀오나 그룹에 주어지는 상이다. 역대 유명 아이돌 그룹 중에선 뉴키즈 온 더 블럭(1990)과 스파이스걸스(1998), 백스트리트 보이스(2000), 엔싱크(2002), 원 디렉션(2013) 등이 이 상을 받았다. 한국어로 노래하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영ㆍ미권 아이돌그룹처럼 미국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그룹으로 자리 잡았다는 걸 보여준다. K팝 평론가인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전미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투표로 수상자를 내는 그래미가 전통에 바탕을 둔다면 팬 투표를 기반으로 한 AMA는 대중성과 상업성을 중요시한다”며 “페이보릿 그룹 수상은 방탄소년단이 현재 미국에서 제일 인기 있는 그룹이란 걸 공인시켜준 것”이라고 의미를 뒀다.

방탄소년단이 온라인 인기상을 뛰어 넘어 AMA에서 주요 음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것은 이들의 음악이 미국에서 주류 팝 음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2012)로 인기를 누리며 ‘말춤’으로 전 세계를 들썩였지만, AMA에서 뉴미디어상(온라인 인기상)을 받았을 뿐이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빌보드뮤직어워즈에 이어 AMA에서까지 방탄소년단이 음악 분야에서 상을 받은 일은 K팝이 미국에서 라틴팝처럼 주류 음악으로 확실히 부상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ㆍ그룹 상을 받았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공연 모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미디어 권력 변화의 상징

방탄소년단의 미국 유명 음악상 잇단 수상은 미디어 권력 변화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뉴미디어가 새로운 음악적 흐름을 전파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AMA 수상은 미국 음악 소비자의 취향이 TV 등 자국 미디어만의 힘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대표적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탄소년단은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보편적 메시지 ‘너를 사랑하라’를 널리 알렸고, 세련된 음악과 ‘칼군무’를 바탕으로 한 K팝의 특수성으로 언어의 한계를 뛰어 넘었다.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방탄소년단의 성공 원인으로 “콘텐츠로 시대와 세대에 대한 과감하고 적극적인 때로는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며 “보편성을 띤 동시에 특수한 취향 공동체의 열광 또한 끌어 냈다”는 점을 꼽았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공연장에서 열린 제46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에서 '투어 오브 더 이어' 수상자로 선정됐다. AMA 홈페이지 캡처

◇ 엘턴 존 제치고… 세계 공연 시장 우뚝

방탄소년단은 올해의 공연 상인 ‘투어 오브 더 이어’에선 세계적인 영국 팝스타인 엘턴 존과 에드 시런을 따돌리고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음악평론가인 김작가는 “방탄소년단이 세계 음악 산업 영향력 측면에선 올해 최고였다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의 관객 동원력은 수치가 입증한다. 최근 미국 유명 음악 매체 빌보드의 박스스코어(공연 티켓 매출 집계)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5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동안 열린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세계 순회 공연으로 1억1,660만 달러(약 1,36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총 97만 6,283장의 티켓을 판 결과였다. 지난달 공연 매출만으로는 엘턴 존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RM은 영상으로 “투어는 끝났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자는 투어의 메시지는 계속되길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일본 팬미팅 일정으로 이날 AMA에 참석하지 못했다. AMA는 미국 지상파 방송 ABC를 통해 생중계 됐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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