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름 기자

등록 : 2019.02.03 14:00

[뒤끝뉴스]드라마 못지 않은 ‘사교육 괴물’, 이번엔 잡힐까요?

등록 : 2019.02.03 14:00

1일 종영한 JTBC 드라마 ‘SKY캐슬’에는 수십 억원을 받고 학생의대학입시를 책임지는 ‘입시 코디네이터’가 등장한다. JTBC 제공

‘입시 코디’ ‘학종시대’‘비교과영역’ ‘포트폴리오’.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인 고등학생 정도에게만 익숙했을 법한 단어들이 어느새 전 국민적 관심사로 자리잡았습니다. 첫 회 1%대로 시작해 지난 1일 20%대로 막을 내리며 돌풍을 일으킨 JTBC 드라마 ‘SKY(스카이)캐슬’ 때문입니다. 드라마가 노골적으로,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하지만 전혀 가볍지 않은 톤으로 보여준 과도한 사교육 현실에 시청자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육부 수장도 드라마 인기를 실감한 듯 최근 공식석상에서 이를 몇 차례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방송사의 드라마가 수시(전형) 같은 교육제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인 것 같다”고 말했고, 앞서 지난달 7일에도 “하도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 (드라마를)한 번 봤다. 사교육을 욕하던 사람들도 본인 자녀의 문제가 되면 달라진다는 말을 들었다”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실제 사교육 현실은 드라마 못지 않습니다. 교육부 조사결과 2017년 기준 국내 사교육비 총액은 18조6,000억원에 달합니다. 드라마처럼 학생들의 내신관리는 물론 입시 컨설팅 역할까지 하며 한 학생 당 월 수백만~수천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코디’가 실제 존재한다는 건 사교육 시장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과거 사교육 업체에서 입시 컨설턴트로 일했던 김모(36)씨는 “주요과목과외에 월 수백만원씩 쏟아 붓는 건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라며 “애초 옵션을 설정해 원하는 성적을 받게 해주면 수천 만원의 추가수익을 올리는 코디도 봤다”고 귀띔했습니다.

교육부도 지난달부터 공정거래위원회,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국세청, 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불법 사교육 합동점검에 나서며 “드라마 사례처럼 고액 개인과외 교습도 철저히 점검할 것”이란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실효성도 없는 점검을 반복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드라마 영향으로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내놓은 대책이 고작 예전부터 해오던 합동점검 뿐”이라며 “사교육비 감소에 어떤 효과도 거두지 못한 대책을 또 발표하는 걸 보면 과연 사교육 수요 감소에 대한 정부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습니다.

점검의 실효성은 물론 단속 의지 자체를 의심을 받고 있는 교육부로선 보다 강력한 수준의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문제 적발 시 사교육 업체에 대한 과태료나 시정명령 같은 솜방망이 처벌에서 벗어나 교습 정지 및 등록 말소 등 보다 강력한 처벌 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무엇보다 과도한 선행학습 등 사교육 수요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고교체제 개선 등이 선행돼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교육당국에‘SKY캐슬’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기형적으로 팽창해버린 ‘사교육 괴물’의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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