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기자

등록 : 2016.01.01 04:00
수정 : 2016.01.03 14:48

"상반기 강사법 개정 협의체에 우리 목소리 담아줬으면..."

시간강사 이영이씨

등록 : 2016.01.01 04:00
수정 : 2016.01.03 14:48

시간강사 이영이씨

상명대 시간강사로 일하다 교수와 학교의 연구비 유용 등 지적한 뒤 작년 8월 학교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강의 폐강 통보 받고 국회서 집회 중인 이영이씨가 29일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새해 소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정부, 정치권이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위한 진짜 해법을 고민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전 상명대 시간강사 이영이(30ㆍ사진)씨의 새해 바람은 불안한 고용상태와 턱없이 낮은 강의료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캠퍼스를 떠나는 이들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는 것이다. 시간강사의 고용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됐던 고등교육법(강사법) 개정안이 논란 끝에 다시 2년 유예됐지만 ▦2016년 상반기 정부ㆍ대학ㆍ강사 간 협의체 구성 ▦8월 수정법안 제출 등 정부와 정치권은 일단 시간강사 문제해결을 위한 계획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상명대 대학원에서 조경학 분야 석ㆍ박사통합 과정을 밟던 지난 2011년 여름 모교 천안캠퍼스에서 강의를 시작한 이 씨는 이후 3년 간의 시간강사 경험을 “아르바이트보다 못한 생활”이라고 표현했다. 전업 시간강사로서 일주일에 하루 3시간씩 시급 5만원짜리 강의를 했지만 손에 쥐는 돈은 60만원에 불과했다. 한 학기(15주) 225만원, 한 해 550만원 정도가 수입의 전부로 최저생계비를 면하기에도 한참 부족했다. 4대 보험 가입 역시 언감생심이었다. “학생들에겐 ‘교수님’이었지만, 매 학기 계약 갱신을 앞두고 가슴 졸여야만 하는 시간강사가 직업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았다”고 이씨는 털어놓았다.

이씨는 시간강사들의 불안한 지위가 학교 측의 부당한 처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논문 대필. 모교 연구실에서 지도교수의 학회지 논문준비와 작성을 도맡지만, 이름이 빠지더라도 불만을 제기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강사 개인의 연구비를 교수가 차명계좌를 만들어 착복하거나 교수 친인척의 결혼식 및 전시회 진행요원으로 동원되더라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결국 이씨는 지도교수의 연구비 유용 의혹을 제기한 지난 해 8월 학교로부터 폐강통보를 받았다. 이씨는 올 1월부터 매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퇴출의 부당성을 항의하고 학교 비리 규명을 호소하고 있다. 이씨는 “상반기 꾸려질 정부ㆍ대학ㆍ강사간 협의체 논의를 지켜보겠다”며 “강사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담길지가 강사법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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