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 기자

등록 : 2020.06.14 14:43

불치병까지 이겨낸 길고양이, 평생 ‘집사’ 찾아요

등록 : 2020.06.14 14:43

[가족이 되어주세요] 242. 1년 5개월 암컷 젬마

복막염을 이겨내고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젬마. 유행사 제공

최근 길고양이 학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완전한 야생동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반려동물이라고도 할 수 없는 애매한 위치에서 도심 속 곳곳에서 살고 있는데요. 사실 길고양이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돌봄에 대한 갈등도 생기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길고양이를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건 확실하지요.

그럼에도 길고양이에 대한 학대가 끊이지 않는 것은 왜 일까요. 천명선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이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주인 없는 대상인 길고양이는 함부로 해도 되는 존재로 여겨지고, 그만큼 폭력과 학대에 노출되기 쉽다”며 “주민과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과의 갈등이 벌어졌을 때 고양이가 희생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아기 고양이 시절 구조당시 젬마. 유행사 제공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기르는 가구도 늘고 있는데요, 사실 집에 사는 고양이나 길에서 사는 고양이가 차이가 있을까요. 똑 같은 고양이이기 때문에 그만큼 사람들이 길고양이에 대해 애정과 안타까운 마음을 더 갖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길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고 돌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젬마(1년 5개월ㆍ암컷)는 지난해 이맘때 다른 남매들과 구조되어 서울 용산구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오게 된 경우입니다. 당시 아기였던 남매들을 보고 지나치지 못한 시민이 고양이 남매를 구청에 신고한 건데요. 동물보호소에 온 길고양이들의 삶도 순탄치는 않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최근 발표한 ‘2019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보호소에 입소한 고양이는 3만1,946마리, 이 가운데 절반인 51.3%는 자연사했습니다. 개나 토끼 등 다른 동물의 자연사 비율이 15% 안팎인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지요. 젬마 남매는 다행히 서울 용산구에서 활동하는 유기동물 자원봉사 단체인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봉사자들로부터 구조돼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임시보호가정에서 지내고 있는 젬마. 유행사 제공

하지만 젬마 남매에 더 큰 시련이 닥쳤습니다. 올해 초 바로 고양이들의 불치병으로 불리는 복막염 진단을 받은 겁니다. 복막염은 깨끗하지 못한 환경,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지금까지 딱히 치료 방법이 없어 고양이 불치병으로까지 불렸었는데, 젬마는 3개월의 치료 끝에 다행히 나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손길을 즐기는 젬마. 유행사 제공

하지만 젬마의 건강과 안정을 위해 다른 친구들이 많은 보호소 보다는 임시보호를 해줄 가정을 찾았고, 다행히도 임시보호를 자청한 봉사자가 나타나 지금은 그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 이틀 낯을 가리더니 바로 임시보호자의 품에서 잠들고 창 밖을 구경하는 걸 즐긴다고 합니다. 애교도 많고 사람을 좋아한다고 해요. 유행사 봉사자는 “잘 먹고 잘 놀고 있지만 재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세심하게 돌봐줄 가족이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 어렵다는 복막염까지 이겨낸 젬마가 평생 함께할 집사를 기다립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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