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지
기자

등록 : 2018.06.08 11:27
수정 : 2018.06.08 11:30

일상복 사이에 스며든 ‘홀복’… SNS 와글와글

등록 : 2018.06.08 11:27
수정 : 2018.06.08 11:30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홀복'을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들이다. 네이버 캡처

여성 의류 전문 인터넷 쇼핑몰들이 원피스 등을 판매하면서 ‘홀복’이라는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홀복은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입는 원피스 형태의 옷을 의미한다. 여성복 전문 쇼핑몰들은 치마 길이가 짧거나 노출이 있는 옷들에 ‘홀복’이란 소개 문구를 달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원피스를 사러 갔다가 홀복이라는 단어를 보고 유흥업소 종사자가 된 것 같은 불쾌감을 느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또 여성복과 홀복의 경계가 무너진 채 온라인 쇼핑몰에 무분별하게 홀복이 팔리고 있는 것도 문제 삼았다.

홀복을 판매하는 쇼핑몰들은 ‘강남녀들의 세련된 홀복’, ‘남심저격’, ‘아름다운 밤을 위한 로맨틱 섹시 스타일’이라는 선정적인 문구를 내걸고 옷을 홍보 하고 있다. 평범한 여성복 쇼핑몰로 보이지만 막상 사이트에 들어가면 모든 원피스를 ‘홀복’으로 소개한 곳도 적잖다. 때문에 여성들 사이에서는 쇼핑몰에서 옷을 산 후 ‘홀복’이라는 소개 문구를 뒤늦게 발견하고 불쾌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직장인 김은지(27)씨는 “홀복이라는 단어를 여성복 옆에 두고 파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확대 해석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냥 옷을 사려고 쇼핑몰에 들어온 것인데 ‘홀복’이라는 단어를 보고 성적 대상화가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성 네티즌들은 “옷을 사면서 홀복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않은 여성들이 없을 것”이라며 “여성복에 홀복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여성에게 ‘꾸밈 노동’을 강요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네티즌들이 홀복에 관한 글을 올리고 있다. 트위터 캡처

‘홀복’ 논란은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탈코르셋 운동’이 확산하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탈코르셋은 짙은 화장, 짧은 원피스 등 사회가 여성에게만 강요한 엄격한 외모 잣대에서 자유로워지자는 운동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긴 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화장 대신 민낯을 선택한 여성들의 인증 사진이 매일 수백 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홀복’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교복, 간호사 옷 등을 판매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제일 경악했던 것은 교복스타일이라고 적힌 홀복이었다”며 “학생들이 입는 옷까지 선정적으로 이름을 붙여 상품화하는 것이 불쾌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에 따르면 ‘홀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무작정 규제를 할 수는 없다. 정보통신심의 규제 대상은 노골적인 성행위, 음모 노출 등이다. 홀복이라는 검색어를 내걸고 여성복을 팔고 있는 한 쇼핑몰 관계자는 “노출이 있는 옷을 흔히 홀복이라고 부르고, 많은 여성들이 그렇게 검색을 한다”며 “왜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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