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 기자

등록 : 2015.09.29 16:45
수정 : 2015.09.30 05:22

[강은영 기자의 TV 다시보기] 사극전문 노장의 마지막 승부

등록 : 2015.09.29 16:45
수정 : 2015.09.30 05:22

김종선 PD. KBS 제공

“일단 한 번 시청하면 빠져 나오기 힘들 겁니다.”

시청률은 방송사 PD들에게 숙명이다. 30년 경력의 드라마 PD라고 해서 초월할 수는 없다. 그래도 KBS2 새 수목극 ‘장사의 신-객주’(이하 ‘객주’)의 연출을 맡은 김종선(59) PD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23일과 24일 방송을 시작한 ‘객주’는 5%대의 저조한 시청률로 출발했다. 1985년 KBS에 입사한 이후 사극에 매달려 온 그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그러나 그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내년이면 정년퇴직을 앞두고 KBS에서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지난 30년 간 김 PD는 KBS의 사극 르네상스를 일궈왔다. 고려를 건국한 왕건(최수종)의 이야기를 200부작으로 엮은 ‘태조왕건’(2000)은 6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김 PD의 최고의 작품으로 남아 있다. 채시라와 안재모가 인수대비, 연산군으로 열연했던 ‘왕과 비’(1998)도 시청률 40%대를 기록했고, 발해를 건국한 인물 대조영(최수종)의 삶을 엮은 ‘대조영’(2006) 역시 40% 가까운 시청률로 주말 밤을 수놓았다.

그런 그에게 KBS는 이번에 막중한 임무를 맡겼다. ‘복면검사’ ‘어셈블리’ ‘너를 기억해’ 등 내용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5~6%의 초라한 성적표로 고전한 KBS 평일 미니시리즈를 부활시켜야 하는 것이다. 김 PD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그는 “드라마 초반에는 (시청률이) 부진할 수도 있겠지만 이후 충분히 반전시킬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총 36부작인 드라마에서 세 번의 반전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내 잘못”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객주’는 천봉삼(장혁)이라는 인물이 시장 여리꾼에서 상단 대행수 등을 거쳐 거상으로 거듭나는 성공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첫 출발은 저조했지만 고리대금, 불법 뇌물, 정경 유착 등 현대사회를 그대로 투영한 조선시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일본에서는 사극전문 PD로 알려진 그의 작품에 대해 벌써부터 10만 달러(한화 1억1,900만원)라는 높은 금액의 판권료를 제시해 협상이 한창이라고 한다.

김 PD는 “잘 팔리는 물건이 좋은 물건이다. 시청자에게 외면 당하면 뭐가 좋겠는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 노장의 마지막 승부가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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