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삭 기자

등록 : 2020.06.02 23:37

WHO도 사실은 중국에 좌절… 코로나 정보 공유 고의 지연

등록 : 2020.06.02 23:37

AP, 내부 문서 등 분석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중국 편향 행보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실은 중국 측의 무성의한 정보 공유로 좌절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통신이 WHO 내부 문서와 인터뷰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단체 관계자들은 중국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세부 정보 제공에 시간을 지체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가령 이미 여러 연구소에서 코로나19 유전자 지도를 해독했는데도 중국 당국은 일주일 넘게 공개하지 않았고, 검사와 치료제,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내용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러스 발원지로 지목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스정리 연구팀이 코로나19 유전자 지도를 완전히 해독한 건 올해 1월 2일이었다. 사흘 뒤에는 다른 정부연구소 두 곳에서 코로나19 염기 서열을 분석했다. 그러나 허가 없이 연구 내용 공개를 금지한 당국의 지침 탓에 1월 12일에서야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관련 사실을 공표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내부 회의에서 “우리의 좋은 의도에도 무슨 일이 발생하면 많은 손가락질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고든 갈레아 WHO 중국 담당자도 한 회의에서 “그들(중국)은 우리에게 CCTV에 나오기 15분 전에야 정보를 준다”고 반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WHO는 공식적으로는 1월 내내 중국의 신속한 코로나19 대응을 칭찬하고 중국 측이 유전자 지도를 즉시 공유했다면서 고마움을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우리는 중국에 존경과 감사를 표했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신은 ‘정보 먹통’에 놓인 이런 상황이 WHO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국제법이 각국에 공중보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WHO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해도, 이를 지키지 않으면 WHO가 강제할 권한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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