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주 기자

등록 : 2020.06.12 01:00

은성수 "공매도 금지, 필요시 연장…아시아나 불확실성 끝내야”

등록 : 2020.06.12 01:00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0년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9월까지 한시 적용하기로 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예정대로 공매도를 재개하더라도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할 것이란 의지도 내비쳤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채권단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재협상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며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매도 연장 필요하다면 검토”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 관련 기자단 간담회’에서 공매도 금지 해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연장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필요하다면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금지를 환원하더라도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제도 개선과 함께 환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식으로든 공매도 규제를 강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 3월 16일부터 6개월간 유가증권ㆍ코스닥ㆍ코넥스 시장에서 공매도를 금지한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이 연일 추락하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꺼내든 카드였다. 당시 시장에선 공매도 세력이 주가 급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불만이 컸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팔고 난 뒤 실제 가격이 내려가면 싼값에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금융권에선 이 조치 후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은 위원장은 “다양한 의견이 있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은 3개월간 최대한 (관계자들과)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재협상 요구로 ‘시계 제로’ 상태에 놓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해선 “당국 입장에선 불확실성을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며 당사자들 간의 대화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인수작업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실명제 30년 만에 정비

대출 회수 등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언급도 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지원책은 “그랜트(보조금)가 아니라 대출”이라면서 “언젠가는 코로나19 터널을 벗어나게 될 것이고 대출을 회수하는 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기업대출 증가와 일괄 만기 연장 등과 관련해 현재 부실을 미래로 이연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만큼 모니터링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기획재정부가 부동산 추가 규제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집값이 저점을 치고 올라갈 기미가 있고 이것이 시장의 불안 요인이 된다면 정부는 당연히 이에 맞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다만 (현지 시장이 불안한지는)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금융감독원 표적감찰 논란에 대해선 “말할 위치에 있지 않고 정보가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날 금융위는 하반기 중점 추진과제로 △디지털 금융 활성화 △금융 안정 공고화 △포용금융 강화를 꼽았다. 특히 올해 3분기 중 금융분야 인증ㆍ신원 확인 혁신 방안이 마련되면서 1993년 이후 금융거래의 핵심적 역할을 해온 금융실명제가 정비될 전망이다. 금융실명법은 본인 확인 방식이 ‘대면’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비대면 시대에 맞게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이와 함께 금융보안도 강화할 방침이다. 은 위원장은 “국민의 재산이 안전하게 지켜진다는 소비자의 신뢰가 없다면 디지털 금융 혁신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개인정보를 철저히 보호할 수 있게 금융회사 내부 통제 체계를 확립하는 등 디지털 위험(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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