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민 기자

등록 : 2020.05.06 07:52

“군산의 침체된 경제 단번에 역전시켰으면”

등록 : 2020.05.06 07:52

군산시 공공 배달앱 ‘배달의 명수’ 개발 서진일 주무관

공공 배달 앱 ‘배달의 명수’ 개발한 서진일 군산시 주무관.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야구팀처럼 침체된 지역경제 부활의 희망을 담았습니다.” 민간기업이 독과점하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질주 중인 공공 앱이 있다. 전북 군산시가 지난 3월 출시한 ‘배달의 명수’.

공공 앱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앱의 아이디어는 서진일(42) 군산시 주무관한테서 나왔다. 아내가 운영하는 쇼핑몰을 도우면서 수수료와 관련된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던 그였다. 이 상황에서 작년 1월 지역경제과에 배치돼 골목상권 활성화 업무를 맡게 되자 기다렸다는 듯 앱 개발을 시작했다. 목표는 영세상인의 부담 경감.

5일 서 주무관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 횡포로 상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와 광고료를 지불하는 문제를 개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호기롭게 개발에 나섰지만 복병이 도처에서 튀어나왔다. “법률검토부터 시장조사, 기술 개발, 시행 후 민간 업체와의 경쟁 등 모든 과정마다 입이 바짝 마르는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상급기관의 회의적인 시각은 더 큰 걸림돌이었다. 그는 “사업 초기 전북도와 행정안전부는 민간영역 침해와 소송 우려, 사업 지속 불투명 등을 들며 호의적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럴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혈세만 낭비하고 성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압박감에 부담이 상당했죠.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밀어붙였습니다.” 성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상급기관을 설득하고 설득한 끝에 작년 5월 전북도로부터 예산 1억5,000만원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서씨의 배짱과 집념이 있었기에 ‘배달의 명수’가 세상에 나왔다.

‘배달의 명수’가 자리를 잡는 데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3월 중순 출시 후 이날까지 지역 내 음식배달 가능 업소 1,000여곳 가운데 726곳이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두 달 남짓한 동안의 매출액은 9억7,000만원(주문량 4만건)에 이른다. 배달의민족 요금 체계 변경 논란으로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배달의 명수’ 장점이 도드라져 가입자는 지난 4월 초순 5,100여명에서 한 달 만에 9만2,000명으로 폭증했다.

‘배달의 명수’가 지역사회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앱이 소비자들의 지역 매장 이용을 유도하고, 지역 자영업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화답한 상생 구조 덕분이었다. 서 주무관은 “상인들은 이용 수수료와 광고료를 내지 않고, 소비자들은 지역 업체를 이용하면서 지역화폐인 군산사랑상품권으로 결제, 10%를 할인 받는다”고 말했다. 매출액 중 군산사랑상품권 사용률은 56.7%(5억5,000만원)에 달한다.

군산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그 어느 지역보다 심각한 경기 침체를 앓고 있는 지방 도시. 때 마침 개막한 프로야구 소식에 서 주무관은 ‘배달의 명수’를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야구부에 오버랩 시킨다. “‘배달의 명수’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려 소상공인 업체와 배달 근로자가 함께 잘 사는 환경이 조성되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역전의 명수’는 전국구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군산상고 야구부의 애칭이다.

군산=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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