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5.16 11:00

[카톡방담] ‘정책통’ 김태년 vs ‘책사’ 주호영… 21대 국회 순항할까

등록 : 2020.05.16 11:00

김태년, 정책 디테일에 강해… 원내 전략에 큰 변화 가능성

주호영, 합리적 온건 보수 평가… 논리ㆍ설득 통한 협상에 방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의 운명을 좌우할 거대 양당의 원내대표단이 윤곽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4선의 김태년 의원을, 미래통합당은 5선의 주호영 의원을 각각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양당 원내지도부의 운명은 어디로 향할까. ‘김태년호’와 ‘주호영호’의 공동 항해는 순항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20대 국회의 남은 과제와 21대 국회 기상도, 21대 원구성 협상 전망과 관련한 뒷얘기를 본보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서 나눴다.

연두 담쟁이(담쟁이)=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원내대표 선출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우선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은 3파전으로 불붙어 김태년 의원의 1차전 승리로 마무리 됐는데요. 당 분위기는 어땠나요. 김 원내대표를 향한 의원들의 표심은 뭘 의미할까요.

정릉막걸리(막걸리)= 경선 초반엔 자타 공인 친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이 무난하게 원내대표가 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김 원내대표가 전체 163표 중 82표를 얻어 전 의원(72표)을 제치고 결선투표 없이 당선됐죠.

김 원내대표의 승리는 친문 일변도로 당이 흘러가는 것을 견제하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많아요. 김 원내대표도 ‘친문 당권파’이긴 한데, 일부 친문계 핵심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전 의원을 위한 선거운동을 펼쳤습니다. 그게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에게 다소 거부감을 줬다는 분석도 있어요.

원내대표 경선 ‘재수생’ 신분으로 “일할 기회를 달라. 더 이상 저에게 원내대표 선거는 없다”고 호소한 김 원내대표의 현장 연설이 최소 3,4표는 움직였을 거라는 얘기도 있고요.

수박주스 처돌이(처돌이)= 김 원내대표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일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운 점도 점수를 땄죠. 한 초선의원은 “과제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해결책을 찾겠다는 김 원내대표의 약속이 전 의원이 내건 ‘당정청 협력강화’ 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고 하더라고요.

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인 총회에서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태년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담쟁이= 김 원내대표는 의욕이 강하고 속도전에 능한 정책통이죠. 아무래도 민주당의 원내 전략에 큰 변화가 일어나겠죠?

처돌이= 김 원내대표는 ‘정책과 디테일에 강한 사람’으로 불립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와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경제통이기도 하고요. 추미애ㆍ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연달아 정책위의장을 지냈기 때문에 정책에서만큼은 김 원내대표를 당해낼 사람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담쟁이= 통합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4파전에서 양자 대결로 압축되는 과정을 겪었는데요, 이유는 뭐였나요. 주호영 원내대표의 승인은 뭐였을까요?

광화문 찍고 여의도(찍고)= 주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정책 전문성과 협상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어요. 결정적 요인은 영남 의원ㆍ당선자들의 몰표였죠. 전체 의원ㆍ당선자 84명 중 56명이 영남 출신입니다. 대구ㆍ경북(TK)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나선다는 얘기를 듣고 정책위의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고 했어요. 그 정도로 영남권 표가 주 원내대표로 '교통정리'가 돼있던 상황이었죠. 원내에서 4~8년 자리를 비운 권영세 원내대표ㆍ조해진 정책위의장 후보를 뽑는 건 너무 위험한 모험이라는 인식이 크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언해피핑크(언해피)= 또 다른 변수는 정책위원장 러닝메이트 구인난이었어요. 충청 출신의 이명수, 김태흠 의원이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졌지만, 정책위의장 후보를 구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지역 안배를 위해 충청권 이외의 지역에서 짝을 구해야 했는데, 수도권에선 3선 이상이 거의 전멸이었어요. 대구 출신인 주 원내대표가 출사표를 던졌으니 영남권에서 정책위의장을 하겠다고 손을 들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죠.

제21대 국회 미래통합당 첫 원내대표에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2020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총회에서 미래통합당 응원수건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담쟁이= 주 원내대표는 어떤 분인가요. 통합당이 원내 전략으로 가장 벼르고 있는 대목은 뭔지요.

언해피= 14일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가 첫 번째 공식회동을 했죠. 김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를 "매우 논리적이고 유연한 분으로 활동해오셨다"고 치켜세웠어요. 통합당에서도 ‘계파색이 엷고 합리적인 온건 보수’라는 평을 듣습니다.

찍고= 주 원내대표는 말이 거칠지 않아서 당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많아요. 20대 국회의 김성태ㆍ나경원 원내대표가 강성 이미지를 앞세워 '투쟁하는 야당'을 부각시켰다면, 주 원내대표는 논리와 설득을 통한 '협상하는 야당'에 방점을 찍을 듯해요.

담쟁이= 김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특별한 인연이 있나요? 두 사람의 호흡은 어떨지요.

막걸리= 별다른 인연은 없다고 해요. 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함께 한 정도예요. 주 원내대표도 ‘김 원내대표와 인연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같이 일해본 경험은 없다”고 했죠.

처돌이= 민주당 의원들은 주 원내대표를 ‘살라미 전술에 능한 책사’ 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지난해 ‘4+1 협상’의 상대가 주 원내대표였다면 쉽지 않았을 거라고 하는 의원들도 있어요. 주 원내대표는 14일 회동에서 “신속에 쫓겨서 너무 급하게 하다 보면 졸속으로 할 수 있다”며 민주당에 견제구를 던졌죠. 신경전이 상당했습니다.

담쟁이= 신경전의 정점은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일 텐데요. 최대 이슈는 뭔가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는 왜 협상 카드로 떠올랐나요.

찍고= 국회에서 처리하는 법안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와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예결위는 정부ㆍ여당 견제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게 통합당의 각오입니다. 국회 상임위 18곳 중 10곳 이상의 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가게 되는 마당에, 핵심 상임위까지 빼앗겨서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논리예요.

막걸리=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통과된 모든 법안을 점검하는 ‘체계ㆍ자구 심사권’을 갖고 있습니다. 법사위원장 1명만 반대하면 모든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막을 수 있는 거죠. 300석 중 177석을 확보한 ‘슈퍼 여당’ 민주당 입장에선 법사위원장을 내주면 개혁 법안의 신속한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뜻이에요.

민주당에선 ‘국회의장은 여당, 법사위원장은 야당’이라는 관례를 깨더라도 반드시 법사위원장을 차지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합니다. 여야 협상으로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관례를 깨고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상임위원장을 결정하자는 얘기까지 나와요. 통합당에 법사위원장을 넘겨주되, 법사위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식으로 절충안을 모색하자는 의견도 일부 있고요.

20대 국회의 남은 숙제들/2020-05-15(한국일보)

담쟁이=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개최 여부에 대한 관심도 쏠리는데요.

언해피= 무엇보다 과거사법 처리 여부에 이목이 쏠립니다. 형제복지원 피해자 최승우씨가 얼마 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끝에 여야가 이번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주 원내대표는 "쉽게 합의될 수도 있다"고 하면서도 배ㆍ보상 재정 부담 문제를 거론했어요.

막걸리=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세무사법, 교원노조법 등의 법률 조항을 개정하는 것도 시급합니다. 국회가 제때 개정을 하지 못해 해당 조항의 효력이 정지된 입법 공백 상태거든요.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사건 재발방지법 후속 법안, 고용보험 가입대상을 예술인까지 확대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을 위한 구직촉진법 제정안 등이 본회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담쟁이= 20대 국회는 동물국회,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썼는데요. 21대 국회는 조금 더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요.

처돌이= 민주당 기류만 봐서는 가능할 것도 같아요. 지도부부터 의지를 보이고 있어요. 민주당은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혹은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일하는 국회’법을 꼭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여야가 모두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국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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