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놓고 대치 중인 국회가 당분간 ‘냉각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21대 국회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별렀다. 15일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상임위원장 18명 중 6명을 선출한 데 이어 19일 다시 본회의를 열 테니 미래통합당이 알아서 선택하라고 통보했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15일 본회의를 마치면서 19일 본회의 개최를 못박아 뒀다.그러나 19일 본회의를 일단 다음 주 초까지 연기하겠다는 것이 여권 기류다. 한반도 긴장이 치솟은 상황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밀어붙이는 건 무리이기 때문이다. 통합당 원내 리더십이 공백 상태인 점도 부담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여당 독주’에 반발하며 15일 국회를 떠나 지방에 머물고 있다.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18일 “초유의 안보 위기를 맞아 초당적으로 대처해야 할 시기에 원 구성 문제로 집안 싸움을 하는 게 맞느냐”고 신중론을 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지 여부는) 당내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박병석 의장이 19일 본회의를 연기하고 여야 간 추가 협상을 촉구하는 식으로 결단을 내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19일 본회의 개최 여부는 여야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할 것”이라며 여지를 뒀다. 박 의장이 15, 19일 연달아 민주당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가 되면 통합당이 박 의장의 중립성을 문제 삼고 나설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통합당에 마냥 시간을 주진 않을 태세다. 민주당 지도부엔 ‘총선에서 176석을 여당에 몰아 준 민심을 받드는 게 지상 과제’라는 결기가 감돈다. 상임위원장 18석 독식 가능성을 민주당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상황 변화는 없다”며 통합당을 거듭 압박했다. 관건은 민주당과 통합당이 이번 주말까지 막판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을 지 여부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성일종 통합당 의원은 “주 원내대표는 여당이 통합당을 하청업체 다루듯이 한 데 대한 상처가 크다”며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통합당엔 ‘18개 상임위를 다 내주더라도 대여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강경론도 만만치 않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