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순
기자

등록 : 2020.05.25 11:30

사전 대면 없이 전화 처방한 의사…대법 “의료법 위반”

등록 : 2020.05.25 11:30

의사가 이전에 직접 대면해 진찰한 적이 없는 환자와 전화 통화만 하고 처방해 준 것은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전화로 전문의약품 처방을 하려면, 그 전에 대면 진료 등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미리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이모(45)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이씨는 2011년 2월 8일 환자 A씨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전문의약품을 처방한 처방전을 작성해 A씨의 지인에게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재판에서 “2월 5일 병원에 찾아온 A씨를 대면 진료했고, 당시 처방을 보류했다가 3일 뒤 지인을 통해 약을 처방해줄 것을 요청해 처방전을 발급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의 진료비 결제내역이 없는 등 A씨를 직접 대면해 진료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이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전화로 충분한 진찰이 있었다면 전화 처방도 가능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의료법이 명시한 ‘직접 진찰’은 비대면 진찰이 아니라 의사를 대리한 처방을 금지한 것이라는 취지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전 대면진찰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법원 재판부는 “전화 통화만으로 이뤄지는 진찰은 최소한 그 이전에 의사가 환자를 대면하고 진찰해 환자의 특성이나 상태 등을 이미 알고 있다는 사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A씨를 대면해 진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전화통화 당시 A씨 특성 등을 알고 있지도 않았다”며 이씨가 A씨를 진찰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유치원 돈으로 명품백ㆍ성인용품 산 원장님
'용산, 20억 든 강남 알부자만 몰려... 그들만의 세상 됐다'
“경기 회복” 나홀로 고집하더니... 정부마저 낙관론 접었다
이재명 '이명박ㆍ박근혜 때도 문제 안 된 사건… 사필귀정'
문 대통령 “北 서해 NLL 인정…평화수역 대전환”
발끈한 손학규 “한국당은 없어져야 할 정당”
[단독] 고용부 장관 반대 편지에도… 박근혜 청와대, 전교조 법외노조화 강행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