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지 기자

등록 : 2020.04.24 10:03

코로나19 양성 간호사 근무시킨 日병원…“일손 부족해서”

등록 : 2020.04.24 10:03

확진 알고도 “근무표대로 일하라”…야근하며 코로나 환자 돌봐

병원서 이미 130여명 감염 클러스터화…시민들 “의료붕괴 상징”

도쿄=AP 뉴시스

일본의 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간호사를 계속 근무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밝혀져 24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병원에서만 이미 13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집단 감염의 근원지로 지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사카(大阪)시 이쿠노(生野)구에 위치한 ‘나미하야 사회복귀요법병원’에서는 지난 20일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한 간호사의 확진 사실을 파악했지만 같은 날 밤부터 이튿날까지 야간 근무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 측은 그의 감염 사실을 인지하고도 인력 부족으로 대체할 간호사를 구하지 못 하자 “본래 근무표 대로 일을 해달라”라고 요청했고, 해당 간호사도 승낙했다고 한다. 이 간호사는 당일 감염된 상태로 코로나19 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봤다.

시 보건소는 병원 측이 근무관리와 감염방지에 태만했다고 보고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22일 행정지도를 내려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당국이 자체적으로 원내에 보관돼있던 근무기록과 감염자 확인기록을 조사한 결과 병원의 이 같은 감염증법, 의료법 등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병원에서는 지난 14일에도 다른 간호사의 감염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이후 입원환자 병동을 중심으로 의료 종사자와 환자의 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후생노동성 클러스터 대책반이 조사를 개시하게 됐다. 이날까지 이 병원에서만 134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병원의 한 간호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양성 직원과 함께 근무해달라니 이상하지 않나”라며 “아마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를 접한 일본 국민들은 “의료붕괴의 상징이라 생각한다”, “환자에게서 감염돼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의료인이 줄어들면 환자들의 사망을 막을 길이 없다. 위험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는 의료인들을 지켜주길 바란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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