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수 기자

등록 : 2016.12.18 17:00
수정 : 2016.12.19 11:26

[최흥수의 느린 풍경] 상록수와 하늘빛의 조율

등록 : 2016.12.18 17:00
수정 : 2016.12.19 11:26

매서운 골바람에 솔가지에 앉았던 눈이 가루가 되어 흩날린다. 16일 강원 설악산 자락에서 본 풍경이다. 그 이틀 전 양양에는 대설주의보와 함께 폭설이 내렸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는 겨울에, 그것도 눈이 왔을 때 가장 돋보인다. 검푸른 솔잎에 소담스럽게 쌓인 하얀 눈덩이는 자체로 한 폭의 수묵화다. 그 때문에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가 뽑히는 등 폭설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도 소나무다. 안타깝게만 볼 건 아니다. 적절한 가지치기와 솎기 작업은 숲을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

소나무는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는 나무로 사랑 받아 왔다. 수백만이 모인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전인권이 부른 ‘애국가’와 양희은의 ‘상록수’, 한영애의 ‘조율’ 공연이 큰 감동을 자아냈다. 애국가와 상록수의 기저에는 꼿꼿한 소나무의 기상이 깔려있다. 설악산 골짜기의 눈바람은 자연의 조율과정이다.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공동체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촛불의 힘과 닮았다.

여행팀 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유치원 돈으로 명품백ㆍ성인용품 산 원장님
'용산, 20억 든 강남 알부자만 몰려... 그들만의 세상 됐다'
“경기 회복” 나홀로 고집하더니... 정부마저 낙관론 접었다
이재명 '이명박ㆍ박근혜 때도 문제 안 된 사건… 사필귀정'
문 대통령 “北 서해 NLL 인정…평화수역 대전환”
발끈한 손학규 “한국당은 없어져야 할 정당”
[단독] 고용부 장관 반대 편지에도… 박근혜 청와대, 전교조 법외노조화 강행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