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18 09:00

[카톡방담] 대통령, 사회 실력 뽐냈지만 북한 관련 질문엔 수 초간 정적

등록 : 2020.01.18 09:00

청와대 참모들 “많은 준비했는데 문 케어 질문 안 나와 김빠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집권 4년차에 들어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와 향후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기자회견 자체는 임기 초반과 달리 전반적으로 여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평가다. 다만 회견 내용을 놓고는 그간 구현해 온 국정철학의 소신을 잘 풀어냈다는 긍정 평가와 경제문제와 남북관계 등을 중심으로 기대했던 변화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부정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기자회견 당시 다 풀어내지 못한 얘기들을 나누기 위해 본보 청와대팀과 국회팀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나를 돌아봐(돌아봐)=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신년 기자회견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땠나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당나귀)=진행자 없이 하는 신년 기자회견이 올해로 세 번째여서 그런지 문 대통령도 한결 여유롭게 진행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질문자 안배가 적절히 됐다고 청와대 참모진들도 안도하는 눈치였습니다.

여의도 딸바봉(딸바봉)=문 대통령의 모습에서 자신감도 엿보이더군요. 조국 정국, 유재수 감찰,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에도 불구하고 40% 전후의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는 데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도 “놓아주자”고 하고, 검찰 인사에 대해서도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라고 한 것은 보수나 중도층 민심과는 괴리가 있는 발언이었죠. 여전히 지지층만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마음은 콩밭(콩밭)=답변의 내용적인 측면은 제외하고, 분위기만 놓고 보면 대체로 차분해졌다, 그래서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 대체적입니다. 여러 요인이 있을텐데 참모들은 하나같이 '대통령 사회 실력이 늘었다'는 점을 주목해서 보더라구요. 회견 외적인 일이긴 하지만, 기자들의 태도 논란이 부각되지 않은 것 역시 예년과 달랐던 듯합니다.

돌아봐= 올해는 주로 어떤 주제들이 화두에 올랐나요.

소통관에 소통령(소통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고위급 인사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현 정부 간 대립이 극심할 때 이뤄진 기자회견이었습니다. 때문에 윤 총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생각에 관심이 쏠렸죠. 문 대통령은 "수사권은 검찰에 있지만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라며 윤 총장에게 엄중 경고했습니다. 다만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에 앞장서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신뢰를 보내기도 했죠.

올해도 뚜벅이(=뚜벅이)= 조 전 장관에 대해선 ‘마음의 빚이 있다’ ‘이제 놓아주자’는 취지의 애틋한 감정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다시 윤석열 총장에 대한 불신임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워딩은 피하면서도 검찰 개혁에 앞장서게 된다면 국민이 신뢰하게 될 것이라는 대답을 통해 사실상 지금까지 보여준 윤 총장의 모습에 경고를 날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돌아봐= 문 대통령이 좀 힘들어했던 질문은 무엇이었나요.

콩밭=아무래도 북한 관련 얘기를 할 때 가장 고심을 많이 한 듯 했습니다. 수 초 간 정적이 흐르기도 했고, 발언 속도도 조금 느려진 듯 했죠. 기자회견 초반 검찰 개혁과 윤석열 총장 얘기를 할 때 "이왕 이야기를 한 김에 더 하겠다"며 답변을 이어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으니까요.

뚜벅이= =의외로 개헌과 관련한 내용에서 고심이 느껴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해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했고, 지난 대선에서 모든 후보와 정당이 약속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개헌 논의가 정국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한 약속을 지키겠다면서도 국회의 역할을 강조한 대목에서도 많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였는데요. 국회 합의가 없다면 사실상 개헌을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라고 봅니다.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 주요 발언. 신동준 기자

돌아봐= 문 대통령 답변 좀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도 있었나요.

영등포 청정수= 조국 전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검찰 수사로 이어진 과정을 ‘고초’라고 언급하는 부분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살아있는 권력에 관한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해 왔던 문 대통령의 원칙이 조 전 장관에 대한 ‘마음의 빚’에 압도 당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적으로는 ‘마음의 빚을 졌다’고 느낄 수 있어도 대통령은 기자회견장에 공인 자격으로 나왔다. 거기서 사적 감정을 술회하면 안 된다”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지적에 공감이 간다는 얘기들도 나왔죠.

소통관=미진했던 답변보다 대통령이 제시하고 싶은 새로운 정책이나 고민이 전달된 것 같지 않아 다소 아쉽다고 얘기들이 나왔죠. 현재 추진 중인 정책들에 대해 '대통령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는 인상은 주었지만, 새해에 던지는 새로운 화두는 없었던 것 같아요.

돌아봐= 여야 정치권 반응은 어땠나요.

딸바봉= 여권에서는 호평 일색이었습니다. 거침없이 대답하는 대통령을 향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말도 많이 나왔습니다. 다만 여전히 대통령의 기자 간담회 횟수가 너무 적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소통관= 야당은 혹평을 쏟아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친문재인(친문) 팬클럽 행사를 여는 게 나을 뻔 했다"고 조롱했고, 바른미래당은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겨냥해 "망상만 있는 기자회견"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새보수당은 "대국민 가짜뉴스 주입 시간"이었다고 힐난했죠. 범여권에 속하는 야당들도 비판 논평을 쏟아냈습니다. 대안신당은 남북정책에 대해 호평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소통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드러냈죠. 정의당도 "부동산 문제는 실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돌아봐= 역대 기자회견 때마다 질문하는 기자들과 청와대 관계자들 간 사전 조율 문제가 논란이 됐는데 이번에는 어땠나요.

당나귀= 각본 없는 기자회견은 앞선 대통령들과 문재인 대통령의 가장 큰 차이점이죠. 신년기자회견뿐만 아니라 앞서 특집 대담, 국민과의 대화까지 모두 사전 각본 없이, 생방송으로 진행됐죠.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에게만 부담을 너무 지우는 게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

딸바봉= 기자들과 질문 내용이나 순서를 미리 정해놓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과거 질문한 기자와 내용을 사전에 지정했던 기자회견과는 다른 모습이죠. 다만 대통령이 질문자를 정하다 보니 평소 낯이 익은 기자를 고를 수 있겠죠.

돌아봐= 기자회견장에 음악도 흘러나왔는데 이런 음악은 누가 선택하나요

당나귀=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장 배경음악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 선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배경음악을 통해서도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시도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유산슬의 ‘사랑의 재개발’을 포함해 모두 5곡이 쓰였죠. 마시따밴드의 ‘돌멩이’, 지산의 ‘너는 그대로 빛난다’, 메이트의 ‘하늘을 날아’ 등 삶을 응원하는 따뜻한 곡들이 주로 선곡됐습니다. 퇴장곡으로는 이적의 ‘같이 걸을까’가 흘러나왔습니다.

돌아봐= “기자회견에서 이 부분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는 얘기들이 청와대 내부에서는 없었나요.

콩밭= '아쉽다'기 보다는 굉장히 많은 준비를 했다고 알려졌는데, 질문이 나오지 않아 참모들이 의아해했던 부분이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관련 질문이라고 해요. 워낙 갑론을박이 많은 ‘문재인 케어’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묻어 나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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