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수
기자

등록 : 2020.06.03 18:32

3차 등교 현장 가보니... 쉬는 시간 거리두기는 없었다

등록 : 2020.06.03 18:32

수도권 고교 현장… 등교 땐 2m 거리두기 철저

쉬는 시간 팔짱 끼고, 손잡고

마스크는 턱 밑이거나 코가 보여

학교 “짧은 시간 통제 불가능”

“학교 밖 시설 적극 협조부탁”

고등학교 1학년 및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 4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등교개학일인 3일 오전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열화상 카메라로 등교하는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 178만 명의 3차 등교가 시작된 3일 오전 8시 30분, 경기 과천의 한 고교 앞.

기존에 등교하던 3학생과 온라인 입학 후 첫 등교하는 1학년 학생들이 뒤엉켜 등교했다. 방역 준칙 중 하나인 2m 거리 두기는 건물 앞에서부터 이뤄졌다.

건물 안쪽에서 이뤄진 발열 체크도 철저하게 이뤄졌다. 1학년 한 학생이 36.9℃로 나타나자 바로 옆 일시적 관찰실로 지정된 교실로 이동했다. 5분 간격의 두 차례 체크 결과, 38℃ 이상 나오자 ‘자율보호 및 등교중지 안내문’과 함께 해당 학생 귀가조치 됐다. 10여분 뒤 나타난 3학년 한 학생이 두통을 호소하자 곧바로 귀가조치 됐다.

이날 이 학교의 등교생은 1학년 187명 중 185명, 3학년 183명 중 180명 등 총 365명이다. 수업을 듣지 못한 이들은 사전 신고한 3학년 2명과 1학년 1명, 등교했다가 유증상을 보인 2명 등 모두 5명이다.

오전 9시 수업이 시작된 교실에서는 좌우 간격은 그나마 1m 정도의 간격을 유지했지만, 앞뒤 간격은 없다시피 했다. 반 평균 학생수는 23명. 수업 시작 후 학생들도 교사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 준칙은 잘 지켜졌다.

고등학교 1학년 및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등교개학일인 3일 오전 경기 과천시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1학년 학생들이 체육수업을 받고 있다. 이한호 기자

쉬는 시간이 되자 거리 두기 등 방역준칙은 사라졌다.

오전 9시50분.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삼삼오오 책상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얘기를 하는가 하면, 매점 가는 친구들 상당수는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 걸어갔다.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린 3학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코를 내 놓고 걸어가는 1학년, 마스크를 한쪽 귀에 걸어 놓고 대화를 하는 교사까지 쉬는 시간의 방역은 위태로워 보였다.

사정은 매점에서도 마찬가지. 짧은 시간 음료수와 물 등을 사려다 보니 좁은 공간에 10여명이 다닥다닥 붙어 물건을 고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매점 옆 벤치에는 학생 3명이 앉아 마스크를 벗은 채 음료수를 마시며 대화하기도 했다.

3차 등교가 시작된 3일 오전 경기 과천이 한 고등학교에서 쉬는 시간 학생들이 매점에 모여 음료수 등을 사기 위해 모여 있다. 거리두기는 지켜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임명수 기자

학교 측은 수업 및 점심시간은 통제가 가능하지만 쉬는 시간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학교의 김모 교장은 “우리 교사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쉬는 시간”이라며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180여명의 학생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통제가 불가능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게 바로 이런 문제”라며 “학교 내 통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 밖 시설에서 한 명의 학생이라도 감염되면 교내 감염 확산은 걷잡을 수 없어 우리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 교장이 언급한 학교 밖 시설은 PC방과 노래방, 학원 등이다.

3차 등교가 시작된 3일 오전 쉬는 시간 학생들이 매점을 오가는 길에 팔짱을 끼거나 손을 맞잡고 가는가 하면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임명수 기자

김 교장은 “부모 입장에서 학원을 안 보낼 수 없고, 아이들 입장에서 PC방, 노래방을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라며 “정부의 방역 강화가 오는 14일까지 연장된 만큼 그때까지만이라도 학교 밖 시설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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