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승 기자

등록 : 2016.06.14 16:07
수정 : 2016.06.14 22:13

국내 정당사 첫 여성 조직국장 나왔다

낙천자 비난 쏟아지는 어려운 임무... 정춘생 더민주 조직국장

등록 : 2016.06.14 16:07
수정 : 2016.06.14 22:13

정춘생 더불어민주당 조직국장이 국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신임 중앙당 최초 조직국장에 임명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20대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에도 여성 의원이 선출되지 않았습니까. 주요 당직에도 여성들이 진출할 때가 됐습니다.”

한국 정당사 최초로 중앙당 여성 조직국장이 나왔다. 정춘생(47) 더불어민주당 조직국장이 그 주인공. 그는 14일 국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운이 닿아 이 자리에 오른 만큼 꼼꼼하고 공정한 업무로 평가 받겠다”며 “주요 당무 도전을 꿈꾸는 여성 후배들에게 희망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앞서 더민주는 정 국장을 포함한 주요 당직자 인사를 지난 10일 발표했다.

사실 조직국장은 중앙당 당직 중에서도 거칠기로 소문난 자리다. 총선이나 지역위원장 선거 등이 있을 경우 조직국에서 해당 지역 후보에 대한 실사를 벌이는데, 낙천자와 지지자의 반발과 원성이 깔때기처럼 집중되는 곳이 바로 조직국장 자리다. 그는 “이번 4ㆍ13 총선 때에도 낙천 후보 지지자들이 몰려와 거세게 항의를 했다”며 “오는 8월 전당대회와 맞물려 전국의 지역위원장 선거 과정에서는 원칙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통해 이 같은 잡음이 원천봉쇄 되도록 실무자로서 중심을 잡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저는 학연도 지연도 없습니다. 또 어떤 빚도 없습니다. 이것이 조직국장으로서의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공정한 업무에 대한 정 국장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자신감의 근거는 당내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성이다. 특히 그는 “당직자는 어떤 지도부가 들어서도 그 직위에서 공정하게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하지만 과거 논란이 없지 않았다”며 “이 자리에 서게 된 것도 공정한 심사를 최우선으로 바란다는 당과 시대의 요구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다 보니 시련의 계절을 보내기도 했다. 제주도 출신 정 국장은 동국대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대선 직후 당직자 공채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지만 승진이 더뎠다. 그는 “더 늦게 들어온 사람도 부국장에서 3년 만에 국장으로 승진했다”며 “2004년 부국장급의 여성가족정책 전문위원에서 2011년 여성국장이 되기까지 만 7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국장 승진에 두 배 가까이 더 걸린 셈이다. 누구 하나 끌어주거나 밀어주는 사람이 없었지만 그는 이후 원내 의사국장에 이어 이번에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조직국장 자리까지 꿰찼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총선 때는 당직자 비례대표 공모에 지원해 1차 투표를 통과하기도 했다.

정 국장은 이 같은 시련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믿는다. 1남(고1) 1녀(중2)를 키우는 어머니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 무슨 일이든 혼자의 힘으로 노력으로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자신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직국장으로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 계획이다. “2017년 대선 승리는 결국 중앙당ㆍ시도당ㆍ지역위원회로 이어지는 당 조직 전반에 어떻게 활력을 불어 넣느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해답 도출이 불가능한 만큼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 물으며 괴롭힐 생각입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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