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창 기자

등록 : 2018.03.23 02:01
수정 : 2018.03.23 02:07

MB 구속... 전직 대통령 2명 동시 수감

등록 : 2018.03.23 02:01
수정 : 2018.03.23 02:07

법원, 구속영장 발부

110억 뇌물, 350억 횡령 등 혐의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해 소명

피의자 지위 등 비춰 구속 필요성”

檢, 동부구치소로 MB 압송

前대통령으론 4번째 수감

MB “누구 원망하기보다는

내 탓이라는 심정… 자책감 느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결정 직후인 22일 밤 11시 15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자필 입장문 두번째 장.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네 번째 구속 수감이며, 지난해 3월 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동시 수감되는 것으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 동시 구속된 지 23년 만이다.

22일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라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박 부장판사는 이 전 대통령 측이 이날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서류만으로 영장 발부 적절성을 심사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발부 직후 이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이 전 대통령을 송파구 문정동 동부구치소로 압송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직전과 대통령 임기 중에 110억원대 뇌물을 받고(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자동차 시트 제조회사인 다스(DAS)의 회삿돈 350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는다. 또 대통령의 직권을 남용해 공무원을 다스의 해외 소송에 개입하도록 하고(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으로 반출한 혐의(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도 받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23일 이 전 대통령이 서울 논현동 자택 앞에서 측근들에게 구속 전 마직막 인사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법원이 구속영장 발부로 이 전 대통령의 구속 필요성을 인정한 것은 영장에 적시된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뇌물 및 비자금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기(기소) 전까지 최장 20일간 구속 상태로 수사할 수 있다.

검찰은 남은 구속수사 기간 동안 일단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6개 죄명, 18개 범죄사실)와 관련된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장다사로 전 총무기획관이 받은 의혹이 있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0억원, 김진모 전 비서관이 받은 것으로 의심받는 5,000만원의 특활비 등이 추가 수사 대상이다. 또 청와대가 예산 8억원을 전용해 불법 여론조사를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추가 적용될 수 있다. 또한 영포빌딩에서 정치인 사찰 등 권력 남용으로 볼 수 있는 문건이 다수 발견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 결정이 나자 페이스북에 올린 심경글에서 ‘누구를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라면서 ‘지난 10개월간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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