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후 기자

등록 : 2019.10.17 09:05

옛 영사실 개조한 메세나룸, 테라스에서 클래식 들으며 요가…공연장 특별한 공간들

등록 : 2019.10.17 09:05

지난 6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테라스에서 요가 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비올라 단원인 안톤 강이 현장에서 직접 곡을 연주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클래식 애호가이자 요가 마니아이기도 한 직장인 양모(29)씨는 최근 자주 들르던 클래식 공연장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직접 연주하는 바흐 곡 선율에 따라 요가를 배우게 된 것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8층 테라스에서 진행되는 테라스 요가 프로그램이다. 주변에 위치한 석촌호수 덕에 도심 속 자연을 내려다보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고, 요가와 클래식 곡이 함께 어우러지니 집중도도 높다.

테라스는 롯데콘서트홀 입구에 들어서야만 보이는 장소여서 공연 관람객이 아니라면 쉽게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티켓이 없어도 방문할 수 있고, 요가 클래스 참가는 미리 신청만 하면 된다. 날씨가 좋을 땐 공연장 옆 테라스의 잔디 위에서, 궂을 땐 로비에서 클래식 음악과 요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연주자들의 면면도 쟁쟁하다. 이지윤은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라이프치히 오페라 단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 비올라 단원인 안톤 강의 연주가 흘렀고, 오는 25일엔 첼리스트 정다운이 연주한다.

일반 관람객이 잘 눈치채지 못하는 공연장 속 특별한 공간들이 있다. 공연의 깊이를 더하기 위한 크고 작은 기획이 이들 공간에서 선보여지는가 하면, 재원 유치나 예술인들의 창작을 위한 공간으로도 쓰인다.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테라스 전경. 롯데콘서트홀 제공

롯데콘서트홀 테라스는 평소 소규모 클래식 연주회 장소로도 사용된다. 정장을 갖추고 고가의 티켓을 구입해야만 클래식을 감상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넘어 사람들이 일상에서도 클래식을 접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지난 11일 오후엔 서커스와 클래식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서크 드 라 심포니의 미니 연주회가 이곳에서 열렸다. 18일에는 기타리스트 김현규가 테라스 무대에 올라 다양한 클래식 기타 곡을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메세나석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는 모습. 세종문화회관 제공

뮤지컬부터 클래식,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공연되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안에도 숨은 공간이 있다. 3층 중심부에 마련된 메세나석이다. 일반 객석과는 벽으로 분리된 14석 규모의 공간으로, 객석은 바로 뒤 메세나룸으로도 이어져 공연 전후 혹은 휴식시간에 이곳에 머물 수 있다. 과거 영사기가 놓여 있던 영사실의 활용도가 사라지면서 생긴 특별 공간을 2003년 개조하면서 만들어졌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개조 당시 건축공학적으로 벽체를 제거할 수는 없어 특별 좌석을 만들었다”며 “다만 관객에게 전부 공개하기보다는 재원 유치 등 메세나 활동을 장려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삼일로창고극장 내부.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 중구 명동성당 뒤편에 자리한 삼일로창고극장도 일반 관객에겐 낯선 공간이다. 1960년대 연출가 방태수와 극단 에저또 단원들이 직접 무대를 파고 건물을 보수해 개관한 곳으로, 재정난으로 부침을 겪으며 개ㆍ폐관을 반복하다 지난해 6월 재개관했다. 서울문화재단이 남산예술센터와 함께 위탁 운영하지만 재단은 행정적 지원만 한다. 대신 연극인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직접 작품을 기획하고 극장을 꾸려 나간다. 구조가 복잡하고 좁은 데다(50석 규모) 천장도 낮다는 한계가 있으나 배우와 관객의 호흡이 중요한 극을 올리기엔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 특히 젊은 연극인들이 직접 창작하는 실험극이 다수 이곳에서 탄생했다. 지난 8월 연극ㆍ퍼포먼스에 관련한 논문을 무대화한 ‘시노그래피’ ‘좁은 몸’이 삼일로창고극장에서 공연되며 주목받았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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