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지 기자

등록 : 2020.06.09 16:28

심상정, 이재용 영장기각에 “사법부 유전무죄 여전히 공고해”

등록 : 2020.06.09 16:28

法 ‘증거인멸 우려 없다’에 “공장 바닥 뜯었던 것 잊었나”

“범죄 제대로 단죄될 때 코리아 디스카운트 비로소 극복”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9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두고 “여전히 유전무죄의 낡은 병폐가 공고한 사법부의 현실을 확인해준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소명됐다’면서도 ‘불구속 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 소명이 부족하다’라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장기간의 수사로 증거가 대부분 수집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말했는데, 공장 바닥을 뜯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다가 직원들이 구속된 사실을 잊었는지 되묻고 싶다”라며 “수조 원에 달하는 단군 이래 최대 회계부정 사건이며 상속세도 안 내고 국민연금에 수천억 원의 손해를 끼쳐 개미 투자자들이 1조 가까이 재산을 날린 사건”이라고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 사건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모른다면 미국의 엔론 사태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이 여파로 미국 자본시장은 큰 홍역을 치렀고 회계법인 아더 앤더슨은 해체됐고 제프 스킬링 최고경영자(CEO)는 24년 4개월의 징역을 선고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엔론 사태는 미국 사상 최대의 회계부정 스캔들로 불리는 사건이다. 2001년 파생상품 투자로 입은 손실 15억 달러(당시 약 1조4,000억 원)를 회계장부에 반영하지 않는 등 분식회계로 실적을 부풀려 속인 사실이 적발되면서 회사가 파산했다.

심 대표는 “이 부회장 측은 ‘시세조종은 결코 없었고 주가방어는 모든 회사가 당연히 진행하는 것’이라며 불법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라며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도 국제 회계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 기준을 변경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당 일각에선 선진적인 코로나 방역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넘어섰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이런 재벌 경영 승계를 위한 회계부정, 주가조작 같은 범죄가 제대로 단죄되고 재벌 지배구조로 인한 불투명성이 온전히 제거될 때 비로소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극복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페이스북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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