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창
특파원

등록 : 2020.06.12 08:14

美 합참의장, 트럼프 사진촬영 동행에 “실수였다” 사과

등록 : 2020.06.12 08:14

Figure 1마크 밀리 미 합참 의장. AP 연합뉴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교회 앞 사진 촬영 이벤트에 동행한 데 대해 실수였다고 공개 사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함의가 깔린 것이어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군과의 충돌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밀리 합참의장은 11일 화상으로 진행된 국방대학교 졸업식 영상 메시지 말미에 "여러분 중 상당수가 라파예트 광장에 있던 내 사진이 초래한 결과를 보았듯, 그것은 시민 사회 내 군의 역할에 대한 국가적 논쟁에 불을 댕겼다"며 "나는 그곳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잘못을 인정하며 공개로 사과했다. 그는 "그 순간, 그러한 환경에서 내가 있었던 것은 군이 국내 정치에 개입한다는 인식을 불러일으켰다"며 "제복을 입은 군 당국자로서 실수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 공화국의 본질에 깊이 뿌리박힌 '비정치적인 군'의 원칙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백인 경찰의 가혹한 폭력에 희생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플로이드 죽음에 이은 저항이 그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해줬을 뿐 아니라 흑인에 대한 수 세기간의 불평등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며 흑인 군 장성 비율이 7%에 그치는 점 등을 들어 군 지도자들에게 평등 향상 방안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연설에서 시위 진압을 위해 연방군 동원을 경고한 뒤 백악관 주변 시위대를 최루탄으로 해산시키고 백악관 맞은편 세인트존스 교회를 방문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벌인 뒤 곧장 돌아와 ‘사진찍기용 쇼’라는 비난이 들끓었고, 마크 에스퍼 국방 장관과 밀리 합참의장이 이를 동행해 전직 장성들로부터 비난이 쏟아졌다.

에스퍼 국방 장관은 이후 언론인터뷰에서 당시 사진 촬영용 이벤트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하며 당혹감을 드러낸 데 이어 밀리 의장은 아예 실수였던 점을 공개 사과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행보에 반기를 드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로써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인한 대규모 시위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군과의 충돌이 계속되는 양상이다. 에스퍼 국방장관은 지난 3일 공개 브리핑을 자청해 트럼프 대통령의 군 동원 방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에스퍼 장관의 브리핑에 화를 내며 그의 경질을 검토했다가 주변 참모들이 만류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군 사령관의 이름을 딴 육군기지 명칭 변경 논의에 열려 있다는 국방부의 입장에 대해 “검토조차 한 적 없다”며 즉각 제동을 걸었다. NYT는 밀리 합참의장의 이날 발언을 두고 "백악관의 분노를 사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면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간 갈등은 베트남전 이후 군과 민간 가장 깊은 분열의 증거”라고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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