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기 기자

등록 : 2020.06.18 19:22

대법원 “친족 간 주식양도 때 양도세 할증가산 시행령 적법”

등록 : 2020.06.18 19:22

서울 서초구 대법원. 김주성 기자

친족 등 특수관계인에게 상장주식을 양도하는 경우 2개월간 종가 평균액을 ‘시가’(시세가액)로 계산하고, 특히 양도하는 이가 최대주주일 경우 20~30%를 할증해 과세하도록 한 소득세법 시행령이 합당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 조항이 적법하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한 첫 판결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8일 이모씨가 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등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2011년 10월 자신이 최대주주인 회사의 상장주식 11만여주를 형에게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도하면서 매매대금을 당일 종가인 1주당 6만5,500원으로 계산해 총 75억 9,944만원으로 정했다. 이씨는 이 금액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 신고를 했다.

세무당국은 이에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세금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식 양도일 전후 각 2개월 간 종가 평균액 6만4,178원에 최대주주할증가액 30%를 더한 1주당 8만3,431원으로 시가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씨는 수정된 세금을 낸 뒤, 당일 종가를 시세로 봐야 했다며 양도소득세 등 경정청구를 했지만 거부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소득세법은 특수관계인 사이 거래에서 양도소득세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될 시가를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소득세법 시행령은 이에 따라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적용해 ‘특수관계에 있는 상장주식을 양도한 경우 시가는 양도일 전후 2개월 동안 공표된 종가 평균액을 시가로 봐야 하고, 상장주식의 양도가 최대주주 등 사이에서 이뤄진 경우 그 시가는 보유 비율에 따라 20~30%의 할증률을 가산한 금액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정했다.

재판에서의 쟁점은 양도소득세 산정 방식을 소득세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정한 게 적절한지였다. 헌법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조세의 종목과 세율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시행령을 제정하더라도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이 시행령 내용이 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이 아닌지도 쟁점이었다.

1, 2심은 시행령 내용이 법률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양도소득세에 대한 이씨 청구를 기각했다. 다만 함께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낸 증권거래세의 경우 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전원합의체는 7대 6 의견으로 해당 조항이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지 않고, 그 내용이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평등의 원칙에 반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이 상속세법을 준용한 것은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상장주식인 점’과 ‘양도 거래 당사자들이 특수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조세회피의 가능성에 대처하기 위해 법률의 위임 범위 내에서 그 위임 취지를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한 것”이라며 “거래일 전후 각 2개월 동안 공표된 매일의 종가 평균액을 상장주식 시가로 규정하는 것은 거래가 체결된 특정 시점의 시세가액만으로는 주식의 내재적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평가의 범위를 납세자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확장한 것으로 그 정당성과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상장주식은 일반 주주가 보유한 주식보다 더 큰 가치를 인정할 수 있고, 그 지분 비율에 따라 할증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도 밝혔다.

반면 권순일·박상옥·김재형‧안철상‧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양도소득세에서 양도차익의 기준이 되는 양도가액은 명백히 국민의 납세의무에 관한 기본적, 본질적 사항인 과세요건이므로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따라 마땅히 국회가 법률로 정하여야 할 사항”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또 “특히 ‘경영권 프리미엄’의 이전을 수반하지 않는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할증해 양도차익을 산정하는 것은 특정 납세의무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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