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환희 기자

등록 : 2020.06.10 09:42

로맥의 잠실 장외홈런 비거리는?… KBO “몰라요” 원시적 측정 언제까지

등록 : 2020.06.10 09:42

2년 전 장외홈런 땐 “140m”… 구장 상단 꽂힌 홈런에도 “140m”

SK 제이미 로맥이 9일 잠실 LG전에서 2회초 장외홈런을 때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SK 4번타자 제이미 로맥(34)이 2년 만에 다시 잠실구장 밖으로 타구를 날려보냈다. 로맥은 9일 잠실 LG전에서 2회 선두타자로 나가 LG 선발 케이시 켈리의 143km 직구를 통타했다. 맞는 순간 마치 미사일처럼 솟아 오른 공은 좌측 하늘로 끝없이 날아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역대 4번째 잠실구장 장외홈런이었다. 타구를 바라본 양팀 더그아웃 선수들도 입이 떡 벌어졌다.

LG에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방송 카메라도 끝까지 따라가지 못했다. 가상의 좌측 폴 안쪽으로 뻗어나간 것만 확인됐다. 홈런으로 인정되자 당황한 기록원은 비거리 추정을 보류하고 클리닝 타임 때 심판진과 상의했지만 결국 초유의 ‘추정 불가’로 발표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궤적을 감안했을 때 160m 이상은 족히 날아갔을 것이란 추측이다. KBO리그 역대 최장거리 홈런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공이 떨어진 지점을 찾아내지 않는 이상 홈런 역사의 한 페이지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로맥이 괴력을 공식 인증 받을 기회를 놓친 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0월 10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장민익을 상대로 17년 만에 잠실 장외홈런을 날렸다. 당시엔 더 넌센스였다. 좌중간 외벽 위로 훌쩍 날아간 초대형 장외홈런의 비거리를 기록원은 불과 140m로 추정했다. 당시 홈런 역시 150m 이상 날아갔음직한 타구였다. 기록원들은 비슷한 시기 잠실구장 상단에 꽂힌 홈런 타구도 140m를 줘 일관성 없는 무성의한 측정으로 도마에 올랐다.

기술적인 홈런 비거리 측정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은 KBO리그에서 장외로 날아가는 홈런은 난감하긴 하다. 그런데 어차피 성적과 무관한 기록이라면 차라리 후하게 주는 쪽이 홈런 타자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고, 팬들에게도 쾌감을 선사할 수 있을 텐데 국내 기록원들의 비거리 추정은 짜기만 하다. 2015년 박병호(키움)가 목동 KT전에서 친 시즌 45호 홈런은 135m로 발표됐다. 하지만 군사용 레이더 시스템인 트랙맨이 추적한 비거리는 무려 159m. 이를 이용해 미국과 일본은 1피트(0.3m) 단위로 측정해 슬러거들의 진면목을 가린다.

국내 구단들도 최근 앞다퉈 전력분석에 활용하기 위해 트랙맨을 설치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이 아니면 공식 기록으로 인증할 수 없다. 여전히 목측에 의존하고 있는 KBO리그의 원시적인 홈런 비거리 측정은 미국이 지켜보는 올 시즌 새삼 아쉬운 현주소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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