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혜 기자

등록 : 2020.06.19 12:36

총리도 언급한 김연경의 ‘양보’…3자가 웃은 국내 복귀

등록 : 2020.06.19 12:36

김연경이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열린 흥국생명 복귀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배구여제’ 김연경(32)의 이름이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언급됐다. 회의를 주재한 정세균 국무총리가 김연경의 연봉 자진 삭감 사례를 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정이 양보와 배려를 통해 하루 빨리 합의점을 찾아달라고 요구한 것. 정 총리는 “김연경 선수가 올림픽 메달 획득을 최우선으로 해 팀 사정과 후배선수들과의 상생을 위해 연봉협상에서 쉽지 않은 결단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런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좋은 결실을 볼 것”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지난 6일 국내 복귀를 위해서 흥국생명과 3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자신의 꿈인 올림픽 메달 획득과 더불어 팀과 동료들의 사정까지 고려한 결정이었다. 대승적 차원에서의 결정이었다고 하지만, 직전 소속팀인 터키 엑자시바시에서 받았다고 알려진 20억원 가량의 연봉에 비하면 재능기부 수준이라는 평이 잇따르기도 했다.

김연경의 양보와 배려는 3자를 모두 만족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최대 수혜자는 단연 흥국생명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를 ‘헐값’에 사왔기 때문. 앞서 흥국생명과 계약한 이다영ㆍ이재영(이상 24) 쌍둥이 자매, 루시아 프레스코(29ㆍ아르헨티나)까지 결합하면 흥국생명의 경기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배구계에서 ‘어우흥(어차피 올 시즌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나도는 이유다.

흥국생명 소속 선수들도 김연경에게 고마움이 크다. 여자배구 구단별 연봉 총액 상한(샐러리캡)이 23억원으로 책정돼 있어, 누군가 큰 몫을 떼어가면 또 다른 이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일종의 제로섬(zero-sum) 상황인 셈. 흥국생명은 이미 이다영ㆍ이재영을 영입하는 데 10억원 가량을 썼기에, 김연경까지 큰 돈을 주고 데려올 경우 다른 선수 계약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연경은 “내 계약이 다른 선수의 계약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며 당초 흥국생명이 제안한 6억 5,000만원에서 3억원을 자진 삭감해 연봉 협상을 마쳤다.

통 큰 양보를 한 김연경도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구단과 소속 선수들을 배려하는 모습에 의도치 않은 이미지 상승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김연경 소속사인 라이언앳에 따르면 평소보다 광고 문의가 1.5~2배 정도 들어오고 있고, 김연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의 구독자도 증가 추세다. 이혜욱 라이언앳 대표는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낮은 연봉에 걱정을 표하는 팬들도 계시지만, 이미지가 전반적으로 제고됐다”고 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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